올해 25개 종목 상폐...미래에셋과 NH투자증권에서 19개 상폐
작년 원유ETN 괴리율 여파로 인한 리스크 관리 및 비용 효율차원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상장지수증권(ETN)이 줄줄이 상장폐지되고 있어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원유ETN의 괴리율 확대로 인한 매매정지 우려 등 증권사들의 관리가 어려워졌고 거래금액도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7월 말부터 ETN의 괴리율이 100% 이상이면 증권사가 조기 청산할 수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상장폐지된 ETN은 25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11개 ETN종목을 상폐시켰고, NH투자증권은 8개 ETN종목을 청산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21일을 시작으로 만기가 도래했거나 발행사 신청에 따른 ETN도 상장폐지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내달 QV건설, 제약, 바이오, 화학, 의료 자동차 등 TOP5 시리즈에 대해서도 12개 종목에 대한 상장폐지를 예고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용이나 발행한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상장폐지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올들어 한국투자증권의 TRUE레버리지유로스탁스50 ETN, 신한금융투자의 신한S&P500VIX S/T 선물 ETN, 삼성증권의 삼성S&P500VIX S/T 선물 등이 상장폐지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기반 ETN 4종을 조기 청산했다. 이는 당시 증권사가 발행한 ETN이 만기 이전에 상장폐지된 최초 사례였다.
이는 지난 4월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선물 ETN에 투자자들이 집중됐고 ETN 괴리율도 1000% 가까이 치솟으며 관리가 제대로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괴리율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해야하고 유동성 부분 등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ETN 종목수는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이는 거래소가 개정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ETN의 발행사는 보유율이 95%가 넘는 ETN에 대해 조기상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다. 작년 10월에 201개 종목에서 이달 178개 종목으로 줄었다. ETN 거래대금도 작년대비 크게 줄었다. 올해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400억원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올해부터 개인이 레버리지 ETF·ETN 상품을 매수할 때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설정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거래가 크게 준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ETN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들어 매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414억6000만원), 3월(375만6610만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45억원에 그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거래가 줄거나 괴리율이 벌어지는 등 상장유지요건을 충족하기 힘들어 조기 청산쪽으로 검토를 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신규 상장보다는 상장폐지를 하는 추세로 간다면 ETN시장이 사실상 축소되는 분위기가 뚜렷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