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원정서 3이닝 5피안타 3실점 ‘노디시전’
패스트볼 90마일 밑돌아..커브 안 통해 패턴도 단조로워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시즌 첫 등판에서 고전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시작된 ‘2021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 3이닝(68구)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 기록했다. 타선이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6득점을 지원했지만 김광현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내려갔다.
전날 대량득점을 뽑은 필라델피아 타자들 앞에서 김광현은 힘겨운 투구를 했다.
1회초 2사 후 안타-사구를 허용한 김광현은 알렉 봄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실점했다. 이후 디디 그레고리우스에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맷 조이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1회에만 30구를 던지며 고전했던 김광현은 하위 타선을 맞이한 2회는 위기 없이 넘겼다. 9번 타자로 나온 맷 무어(선발 투수)에게는 슬라이더를 3개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빼앗았다. 맥커친과의 승부에서도 슬라이더를 뿌려 삼진을 잡았다.
김광현이 안정을 찾자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폭발하며 화답했다.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찬스를 잡은 세인트루이스는 야디에르 몰리나, 폴 데 용의 백투백 홈런으로 스코어를 4-1로 뒤집었다. 이후 딜런 칼슨의 2루타 등으로 6-1까지 달아났다.
타선 폭발 속에 김광현은 타자로서 MLB 데뷔전을 치렀다.
첫 타석은 변화구에 배트를 휘둘러 1루 땅볼로 물러났다. 같은 이닝 또 타석에 들어선 김광현은 3루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했다. 필라델피아 3루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루에서 살았다. 첫 출루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야수 실책으로 인해 김광현에게 타점은 주어지지 않았다.
6점의 지원을 받고 3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또 고전했다.
선두타자 진 세구라에게 포심을 던졌는데 안타로 연결됐다. 리스 호스킨스에게는 슬라이더를 뿌렸지만 2루타를 얻어맞았다. 무사 2,3루 위기에 몰린 김광현은 리얼무토를 땅볼 처리했지만 주자가 홈을 밟아 두 번째 실점을 했다. 1사 3루에서는 봄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세 번째 실점을 했다.
이후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그레고리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우익수 실책이 겹쳐 2사 2루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조이스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가까스로 3회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는 4회말 김광현 타석 때 맷 카펜터로 교체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첫 등판인 데다 팀이 크게 리드하고 있어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최근 5경기에서 선발 평균자책점이 7점대를 넘어선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내심 큰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은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몸 상태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최고 스피드가 90마일에 그쳤다. 그런 상황에서 포심패스트볼 30개(44.1%), 슬라이더 26개(38.2%)에 의존했다. 슬라이더의 스피드는 기대 만큼 나왔지만, 패스트볼의 위력이 없었다. 기대했던 커브(6개)도 제구가 되지 않아 잇따라 볼 판정을 받으면서 김광현의 투구는 더 단조롭게 흘렀고, 불이 붙은 필라델피아 방망이를 감당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