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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이재용 사면…“반도체 패권 뺏길라” 국민 공감대 확산


입력 2021.04.21 11:00 수정 2021.04.21 10:5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알앤써치 정기 여론조사서 사면 찬성 70% 압도적

재계·정치권·종교계 등 사회 각계서 필요성 제기

경제위기 극복-반도체 전쟁-백신 확보 역할 의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와 반도체 패권 경쟁 승리 등을 이유로 사면해야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되는 결과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19~20일 실시한 4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10명 중 7명꼴로 찬성 의견을 나타낸 것은 사면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면에 대한 찬성 의견은 70%(매우 찬성 51.8%, 찬성하는 편 18.2%)로 반대 의견(26.0%·매우 반대 16.9%, 반대하는 편 9.0%)의 약 3배 가량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찬성이 반대보다 3배나 많은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한층 치열해지는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히 전 연령대에서 성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난 것은 보수나 진보 등 이념에 관계없이 이 부회장의 사면이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라는 방증이다.


가장 진보적으로 평가 받는 40대에서도 찬성 의견이 절반 이상(55%)이었고 지역별로는 가장 낮은 경기·인천도 찬성 의견이 63%에 달한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백신 확보, 최근 불거진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 16일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격화되고 있는 반도체패권 전쟁의 격랑을 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 사면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주요 반도체 기업 수장인 이 부회장이 역할을 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경영 복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의견에는 다른 경제단체장들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 15일에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지난 2월 호소문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제 경쟁을 위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피폐해진 국가·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 삼성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했다”며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방역 전쟁 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사진공동취재단

한층 시급해진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구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미국에 가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해서 이 부회장을 긴급 임시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든에게 문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함께 앞으로 삼성전자가 중국에 투자와 판매를 줄이고 당장 미국에 반도체 설비공장을 짓고 투자하겠다고 공식 약속해야 한다"며 "이를 댓가로 모더나·화이자 백신의 조기 특별공급을 약속받는 특단의 외교안보차원의 백신확보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면 목소리는 종교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25개 교구본사와 군종교구의 주지들이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이다.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는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등에 탄원서를 보내 “이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촉구했다.


주지협은 이 부회장이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잘못이 있다고 보면서도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이 있었던 만큼 선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사찰 주지들이 대기업 총수의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전경.ⓒ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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