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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벼르는 '김어준 방송'에서 토론회…與 결국 '당심' 잡기


입력 2021.04.21 10:22 수정 2021.04.21 10:3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당권주자 3인방, 김종인 비판…"여전히 대권 야망"

윤석열에는 "지지율 오래 안 가서 바닥 드러날 것"

"文 레임덕 없다" 이구동성에 "법사위원장은 못 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토론회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TBS 유튜브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영표·송영길·우원식(기호순) 후보가 21일 뜨거운 감자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김 씨는 정치적 편향성과 고액 출연료 논란에 휩싸이며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재보선 국면에서는 익명의 내곡동 생태탕집 모자(母子)를 출연시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의혹 제기를 주도했다. 당시 김 씨를 공영방송 TBS에서 퇴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쏟아지자, 송영길 후보는 "김어준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운가. 이 공포를 이기는 힘은 우리의 투표"라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지지를 호소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씨는 민주당 당권주자들에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왜 국민의힘을 연일 비판한다고 보느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얼마나 계속될 것 같으냐' 등을 물었다.


먼저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해 송영길 후보는 "원래 그분의 스타일이 독자성"이라며 "본인의 필요성으로 다시 추대되길 바라는 고도의 복선일 수도 있고, 수구냉전의 국민의힘과 부딪히는 게 많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영표 후보는 "한마디로 김 전 위원장의 대권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며 "제가 전부터 김 전 위원장을 조금 알았는데, 이분이 대권에 대한 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원식 후보는 "그분은 권력이 보장되는 곳으로 가는 분"이라며 "기존의 정치 세력과 구분되는 곳에서 본인의 정치 권력을 세우려고 저러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차기대권 지지율에 대해선 우 후보와 홍 후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후보는 "정치란 국민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는 종합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은 검찰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검찰의 시각으로 보는 국민의 모습은 어떻겠냐"고 반문했다. 홍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가장 잘 봤다고 생각한다"면서 "2~3개월 있으면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송 후보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우리가 반성할 대목이다. 그분 자체의 경쟁력 때문에 지지하는 국민도 일부 있겠지만, 상당수는 우리에 대한 불만 표시가 반사이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거품으로 만들 수도, 키워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후보는 "국민의힘이 TK당 아니냐"고 그 이유를 밝혔다. 우 후보는 2017년 주 권한대행이 바른정당 원내대표로 있을 때 자신이 원내대표로 있었다고 언급하며 "그때는 신뢰가 가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최근 발언은 전혀 그렇지 않더라"며 "오히려 쉬운 상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토론회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어준 씨 ⓒTBS 유튜브

이들 세 후보는 상대 후보들의 강점·단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먼저 친문의 홍 후보는 송·우 후보로부터 '지키는 것에만 중점을 둔다, 독선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홍 후보는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 129석으로 4개 야당과 협상했다. 그때 당내 이견이 많았는데 3~4시간짜리 의총과 토론으로 해소했다. 저는 노동운동을 할 때부터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송 후보는 홍·우 후보로부터 '리더십이 불안하다, 당이 위기의 처할 때 본인의 생각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송 후보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 주로 지배세력이 그렇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올 때 기득권 세력이 공격한 논리가 바로 불안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우 후보는 송·홍 후보로부터 '집권여당 대표가 민생에만 치우쳐있다, 폭이 좁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 후보는 "정치의 기본은 힘이 약한 사람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되는 것"이라며 "어려운 사람을 돕지 않고 폭넓게만 생각해 두루두루 다 하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도 돕지 않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는 어느 쪽을 돕는 게 아니라 갑을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펴주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레임덕이냐'는 김 씨의 질문에 일제히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당과의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서 마지노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세 후보 모두 "법사위원장은 결코 내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당 안팎에선 4·7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의 쇄신과 변화보다 안정과 당심에 쏠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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