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 6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앞선 2경기 약점 지워
KIA팬들로부터 큰 박수 받아..겸손하면서도 당당
‘특급 루키’ 이의리(19·KIA타이거즈)가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등판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이의리는 22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6.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 호투했다.
2-1 리드 상황에서 내려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프로 데뷔 첫 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하지만 특급 신인다운 호투로 ‘포스트 양현종’ 탄생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고교 대표 좌완으로 꼽혔던 이의리는 1차 지명(계약금 3억)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이의리를 향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시범경기 롯데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이목을 끌어당겼다.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의리는 데뷔전이었던 8일 키움전 5.2이닝 2실점(3피안타 3볼넷), 15일 롯데전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드러난 약점들을 이날은 볼 수 없었다. 최고 스피드 149km를 찍은 패스트볼은 마운드를 내려가기 직전까지도 140km 이상을 유지했다. 직구와 함께 날카로운 체인지업은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도 잘 이뤄지면서 기복 없는 투구를 했다.
빠른공과 체인지업, 변화구의 제구가 어우러지다 보니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는 제구가 되는 변화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볼넷은 5회말 2사 후 허용한 것이 전부다.
6회에도 홍창기-이형종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만큼 볼배합도 좋았다. 6회까지 투구수로 80개를 넘지 않을 정도로 투구수 관리도 이뤄졌다. 7회말 2사 후 김민성에게 홈런 하나 맞은 것 외에는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박준표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의리는 KIA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미소를 띤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KIA 팀 선배들도 호투한 이의리를 격려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슈퍼루키로서의 잠재력을 한껏 자랑한 등판이었다.
경기 후 이의리는 “(박수 받으니)기분이 참 좋았다. 앞으로도 팬들에게 박수 받을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며 “아직 적응 중이다. (당장 승리투수 보다는)승리투수 요건을 만들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넘친다. 대투수 양현종이 떠난 KIA에 그야말로 으리으리한 좌완 루키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