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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의 신념…"1등·최고가 전부는 아냐"


입력 2021.04.26 15:05 수정 2021.04.26 15:2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 배우 최초 기록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한예리와 함께 참석

ⓒ뉴시스

배우 윤여정이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에 업적을 남겼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고 연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유니온 스테이션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아직 정신이 없다. 수상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함께 후보에 올랐던 글렌 클로스를 언급하며 "8번 노미네이트 됐는데 한 번도 안됐다고 하더라"며 "나는 글렌 크로스가 받길 바랐다. 2000년도 영국 갔을 때 글렌 클로스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을 하는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동양인들에게 넘기 힘든 벽이었다며 "주위에서 내가 받을 거라고 했는데 난 믿지 않고 바라지도 않았다"면서 "제 이름이 불려져서 무대에 올라갔을 때 영어를 못하지만 그것보단 잘할 수 있었는데 조금 창피하고 아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윤여정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한예리는 "선생님께서 초대해 주셔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역사적인 이 순간, 이 장소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 선생님께서 '넌 이제 견학을 했으니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모든 '미나리' 팀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한예리의 아카데미 시상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윤여정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후보자 외 1명만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었고 윤여정은 자신을 '미나리'에 출연할 수 있도록 도와준 프로듀서와 함께 하려 했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영화의 홍보를 위해선 자신보다 '미나리'의 주인공인 한예리를 추천했다는 것. 이 일화로 윤여정은 스태프 모두가 '미나리'의 선전을 기원했음을 밝혔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와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 영화 제작사 대표님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돈을 좀 더 쓰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조금만 더 쓰겠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한국에 나 말고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 꼭 한국에 오라고 당부했다. 브래드 피트도 꼭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한국인 최초 오스카 첫 연기상' 수상 결과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속내를 비췄다. 그는 최고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최고, 1등 이런 말이 참 싫다. 그냥 그런거 없이 같이 잘 살고 싶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앞으로 살던대로 살겠다. 내가 상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 되는건 아니다. 나이 먹으니까 대사 외우는게 힘들어진다.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까 그 때까지 일을 하다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고 자신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답했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언급한 고 김기영 감독과, 정이삭 감독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밝혔다. 윤여정은 "감독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김기영 감독님을 만난 건 스무살 초반이었다. 어린 나이에 만난 김기영 감독님은 내게 너무 어렵고 힘든 감독이었다"면서 "정이삭 감독은 늙어서 만난 감독이다. 우리 아들보다도 어린데 현장에서 아무도 모욕을 주지 않고 차분하게 컨트롤을 한다. 정이삭 감독에게서 희망을 봤다. 김기영 감독님에게 하지 못했던 것을 정이삭 감독에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 너무 다행이다. 축구 선수들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니 나중에는 (부담감으로) 힘들어서 실핏줄이 터지기도 했다. 못받으면 어쩌나 싶었다"며 "노미네이트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을 타기까지 세상 처음 받는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말하며 웃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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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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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1.04.26  03:10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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