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조응천 "문자폭탄에 끙끙 앓는 의원들 많아
'쇄신파' 10~20명 모을 것…그래야 내년 대선 희망"
'친문 핵심' 윤건영 "선출직이면 그 정도는 감당해야"
친문(친문재인)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문파'의 '문자폭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당내 소장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시갑)이 문자폭탄을 보내는 '문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친문 핵심 윤건영 의원(초선·서울 구로구을)은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고 받아치면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조 의원은 자신을 포함해 총 10~20명 규모의 쇄신파 의원 모임을 결성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조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문파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입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일당들하고 다 같이 탈당하고 더민주 이름 더럽히지 말아라' 등의 내용이었다.
그는 "(문자폭탄 때문에) 의원들이 굉장히 경직돼 있다"며 "맷집이 약한 사람들은 위축되고 하면 목소리가 줄어든다. 그러면 다양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문자폭탄에 대해) 끙끙 앓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의원들이 많다. 적어도 10명에서 20명은 자기 이름을 걸고 할 사람들을 모을 것"이라며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 (모임을 결성하면) 단체로 입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파'를 향해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며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당 소속 의원들을) 좀 놓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윤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며 "의사 표현 수위와 내용이 욕설이나 인신 모독이라면 문제지만, 소속 의원에 대한 의사를 표현하는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욕해서 주권자인 국민의 속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하라, 그게 온당하다'라는 취지의 말도 한 적 있다"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용민 의원도 전날(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편으로는 문자폭탄,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될 수도 있지만 나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되어야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