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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분쟁없이 상속 마무리…승계 상징성·책임경영에 방점


입력 2021.04.30 18:58 수정 2021.04.30 19:12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최은수 기자

‘대승적 결단’으로 이재용 부회장 그룹 전체 지배력 강화

삼성생명 지분 집중…경영권 분쟁 막고 상속세 부담 낮춰

사진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시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지분의 상속 비율이 30일 공개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 계열사 지배구조를 지켜내기 위한 유족들의 대승적 결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공시된 삼성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변경’ 및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지분은 유족들이 법정 비율대로 상속했다. 다만 삼성생명 지분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절반을 상속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재계에서는 가업을 잇기 위해 유족들이 흔들림 없이 단결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법정 상속 비율은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9분의 3이며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9분의 2씩이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지분을 법정 상속 비율대로 나누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상속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될 우려가 있었고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도 컸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중요한 의사결정권자의 발이 묶이면서 대내외적인 위기에 처한 상태다. 유족들이 삼성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여지를 막기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번 결정으로 이 부회장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큰 틀에서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은 각각 0.06%와 0.7%만 보유하고 있었다.


다른 유족들이 법정 상속분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방안은 삼성생명 지분을 최대한 집중시키는 것이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삼성생명 지분 확보가 최적의 선택지였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지분은 모두 법정 비율대로 상속했지만 삼성생명 지분만은 이 부회장이 절반을 상속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상속 현황.ⓒ데일리안

삼성생명 지분을 법정 비율대로 상속하면 세 남매가 9분의 2인 922만6484주씩 상속받고 홍 전 관장이 9분의 3인 1383만9726주를 상속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절반인 2075만9591주를 상속받고, 이부진 사장이 6분의 2인 1383만9726주를, 이서현 이사장이 6분의 1인 691만9863주를 상속했다. 홍 전 관장은 아예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당초 예상 대비 1153만3107주를 더 상속했고 이부진 사장은 461만3242주를 더 상속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230만6621주를 덜 받으며 양보했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이 가족 간 경영권 불화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하고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법정 비율로 상속해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나머지 계열사는 법정 비율대로 정리됐다. 이 전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주식은 총 보통주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9%)와 우선주 61만9900주였다. 홍 전 관장이 9분의 3인 8309만1067주를,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인 5539만4044주씩 상속받았다.


삼성물산 지분은 세 남매가 각각 120만5720주씩, 홍 전 관장이 180만8577주를 상속받았다. 이는 홍 관장이 9분의 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인 법정 상속 비율과 일치한다.


삼성SDS 주식 9701주는 세 남매가 각각 2155주씩, 홍 전 관장이 3233주를 상속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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