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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선생 누구? 단테 존스 덮은 ‘설교수’ 설린저의 폭발


입력 2021.05.09 17:21 수정 2021.05.09 17:2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KBL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 10전 전승 '우승'

4차전 42득점 찍고 MVP..존스도 못 이룬 우승 달성

제러드 설린저 ⓒ KBL

KGC인삼공사가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 활약을 앞세워 프로농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KGC는 9일 안양체육관서 펼쳐진 ‘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 전주KCC와의 대결에서 설린저의 맹활약(42점·15리바운드·4어시스트·3스틸)에 힘입어 84-74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KBL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 10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KGC는 2016-17시즌 이후 4년 만에 KBL 정상을 탈환하며 상금 1억원을 챙겼다. 이로써 KGC는 울산 현대모비스(7회), KCC(5회)에 이어 원주 DB와 최다 우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KBL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김승기 감독은 KGC에서만 사령탑으로 두 번째 정상을 밟았다.


대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KGC의 가장 큰 원동력은 ‘설교수’ 설린저의 활약이다. PO 최우수선수(MVP)는 모두의 예상대로 설린저였다.


4차전 1쿼터 초반 끌려갔던 KGC는 설린저를 중심으로 1쿼터 막판 18-17로 흐름을 뒤집었다. 설린저는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7점을 기록했고, KGC는 47-33으로 달아났다. 방심한 탓인지 4쿼터 초반 70-65로 쫓겼지만 설린저의 개인기로 흐름을 되찾은 KGC는 84-74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설린저. ⓒ KBL

NBA(미프로농구) 보스턴 셀틱스에서 활약했던 설린저는 최근 2시즌을 부상으로 날렸다. 입국 전까지만 해도 실전 감각과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지만, 설린저는 무시무시한 활약으로 정규리그 3위팀 KGC를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설린저는 정규리그 10경기 평균 26.3점·11.7리바운드·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실전 공백과 KBL 적응 등에 대한 물음표를 조금씩 지워갔던 설린저는 플레이오프에서 터졌다. 6강과 4강 PO에서 정규리그 때보다 훨씬 나아진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평균 30.8점·12.2리바운드·3.5어시스트를 찍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숀 롱(울산 현대모비스)을 압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지친 탓인지 플레이오프 만큼의 위압감은 아니었지만 어시스트-리바운드 등 이타적인 플레이로 KGC 동료들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가 된 4차전에서는 무려 42점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선보였다.


KGC는 올 시즌 개막 후 1옵션 외국인선수가 기대만큼 활약해주지 못했다. 외국인선수들이 20점도 올리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얼 클락(33·208㎝)은 외곽 플레이에 집중했고, 국내선수들과 호흡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12월말 크리스 맥컬러(26·208㎝)를 클락의 대체선수로 선발했지만 지난 시즌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21경기 만에 퇴출됐다.


외국인선수를 제대로 뽑지 못했다고 자책한 김승기 감독은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화려한 NBA 경력을 자랑하는 설린저를 영입했다.


농구 명문 오하이오 주립대 출신으로 2012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21순위 지명을 받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보스턴 셀틱스와 토론토 랩터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KGC가 설린저를 영입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 팬들도 의문을 품었던 게 사실이다.


설린저 ⓒ KBL

NBA 재입성에 실패했다고 하지만 몸값을 생각하면 KBL에서 뛸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계약 체결 후에는 설린저의 실전 공백과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컸다. 정상이었다면 결코 KBL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모두 기우였다는 것을 성적으로 입증해 보여줬고, KGC에는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설린저가 정규리그 개막 때부터 뛰었다면 KGC 역사를 넘어 KBL 역사에 남을 만한 숱한 기록이 나왔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데이비드 사이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칭찬했다. 사이먼은 2016-17시즌 평균 22.9득점, 9.8리바운드를 올리며 KGC인삼공사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던 외국인선수다.


팬들은 16년 전 KGC인삼공사의 전신 SBS에서 맹활약한 ‘단선생’ 단테 존스와 비교하며 ‘설교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단테 존스는 설린저와 마찬가지로 대체 선수로 들어와 팀의 15연승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켰다.


‘단선생’의 SBS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는 실패했다. 존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 수비에 말려 솟아오르지 못했다. 단선생도 이루지 못한 것을 설교수가 해냈다. KGC를 넘어 KBL에 포스트시즌 전승(10연승)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일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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