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예상 뒤엎고 정규 시즌 1위 질주
20승 선착 팀의 1위 확률은 64.5%에 달해
최근 몇 년간 암흑기를 보낸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개막 후 31경기를 치른 삼성은 19승 12패(승률 0.613)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리그 2위 LG와는 1.5경기 차이며, 촘촘했던 상, 하위권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안정적으로 리그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삼성이 선두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은 드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2010년대 초반 형성했던 왕조 시대를 지나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위권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FA 오재일을 영입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은 보란 듯이 고공비행을 내달리며 명가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삼성 부활의 열쇠는 역시나 젊은 선수들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4월 MVP로 선정된 원태인은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팀의 에이스, 더 나아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13승 5패(승률 0.722)를 기록 중인 압도적인 홈 승률도 고무적이다. 안방에서 홈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는 삼성은 선수들까지도 덩달아 흥이 나면서 대구 원정을 치르는 상대에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KT와의 주중 원정 3연전을 치르는 삼성이 이제 1승만 더 보태면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144경기를 치르는 긴 여정에서 10승 단위 선착 여부는 정규 시즌 1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후기 시대를 제외하고 20승 고지에 먼저 올랐던 팀들의 1위 확률은 무려 64.5%(31회 중 20회)에 달한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역시 48.4%(31회 중 15회)에 달해 만만하게 볼 수치가 아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최대한 많은 승수를 적립하는 팀이 순위 싸움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는 여름이 되면 선수들 체력 관리에 애를 먹기 때문에 이 때 벌어둔 승리가 곧 가을야구로 가는 지름길이 됐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페이스를 바짝 끌어당긴 삼성이 20승 고지에 선착한 뒤 사자 군단의 완벽한 부활을 선언할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