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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진 세력, 진짜 일 내나…미풍 아닌 돌풍?


입력 2021.05.17 13:42 수정 2021.05.17 14:0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당초 '회의적 시각' 많았지만…약진 두드러져

'신진 후보 단일화' 성공할 경우 파급 더 클 듯

조직 기반 부족…당원 투표 70% 극복이 과제

중진 세력과는 지속적으로 신경전 주고 받아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김웅 의원 ⓒ데일리안 DB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이 이른바 '신진 세력'의 약진으로 흥미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기존 중진들을 누르고 적합도 여론조사 1위에 오르는 등 이들의 기세가 단순한 '미풍'이 아닌 '돌풍'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진들과 신진 세력들 간 신경전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PNR(주) 피플네트웍스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의뢰로 조사해 전날 오후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4%를 얻어 15.5%를 얻은 나경원 전 의원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앞서 출마 의사를 밝힌 직후 진행됐던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13.9%를 얻어 단숨에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1주일 만에 6.5%p가 오르며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3위를 차지한 주호영 의원(12.2%)에 이어 초선 김웅 의원이 8.4%로 4위를 차지했고, 처음 여론조사 대상에 오른 초선 김은혜 의원도 3.5%로 의미 있는 결과를 받았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95% 신뢰수준에서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당초 김웅 의원을 필두로 1970~80년대 초선 및 원외 인사들이 당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 때만 해도 당 안팎에서는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가 내년 3·9 대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 비춰 이들의 '경험 부족'이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신진 세력들이 '혁신과 쇄신'이라는 키워드를 적극 강조하는 한편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소위 '이슈 파이팅'에 전념한 것이 먹혀들면서 새바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들 신진 세력이 향후 전략적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할 경우 파급력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김은혜 의원을 비롯해 막판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윤희숙 의원까지 출마를 선언한 뒤 '신진 세력 후보 단일화' 에 나서는 방안에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여론조사 비율을 30%만 반영하고 당원 투표를 70% 반영하는 탓에 당내 조직 기반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신진 세력이 단일화를 이뤄내고 중진 세력이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으로 표가 양분될 경우 이 같은 리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규모 군중이 모인 현장 전당대회가 불가한 만큼, 조직동원력이 예전만 못 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대표 후보가 버스로 당원들을 대거 몰고 다니며 투표를 독려하곤 했던 그림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연출되기 힘들다"며 "모바일 투표가 주를 이룰 텐데, 어느 한 후보로의 쏠림 현상이 이전에 비해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당원들이 이준석을 싫어할 이유가 없고 TK(대구·경북)에서 이준석이 미움받을 이유는 없다"며 "전 연령대, 전 지역 압도적인 승리로 달라진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 자신했다.


한편 신진 세력과 중진 세력 간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신진 세력들이) 내가 앞서간다 생각해서 그런지 공세가 내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주 의원이 신진 세력의 '경륜 부족'을 지적하자 이 전 최고위원이 대구에서만 5선을 한 주 의원을 향해 "왜 팔공산보다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했느냐"고 맞받아친 데 대한 맞불이다.


주 의원은 "논쟁도 하고 싶지 않다"며 "(팔공산 발언은) 자꾸 우리를 지지해 온 대구·경북 같은 곳을 낮춰서 하는 이야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진 세력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김은혜 의원은 같은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아직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불과 두 달 전에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한 분을 소환해야 할 만큼 중진그룹의 인재풀이 고갈됐다는 얘기가 아닐까라는 차원"이라며 "힘들 때 새 판 짜기로 가야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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