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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 5인 첫 토론회...'할당제·'계파 논쟁' 두고 맞붙었다


입력 2021.06.01 02:14 수정 2021.06.01 10:02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할당제' 놓고 이준석 vs 나경원·주호영 설전 벌여

이준석 "호남·여성·청년 다 할당하면 무엇이 남나"

주호영 "운영상 잘 배정하면 돼…산술적 높지 않아"

나경원 "실력주의로 진정한 공정 이루기는 어려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31일 밤 서울 상암MBC스튜디오에서 열린100분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주자 5인방의 첫 TV토론회가 31일 개최됐다. 나경원·이준석·주호영·조경태·홍문표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40분부터 진행된 MBC '백분토론'에서 '청년·여성·호남 할당제', '계파 프레임 논란', '대선 경선 관리 방안'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정 집단을 향한 인위적인 자리 배분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이날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에서 주호영 후보가 내놓은 '할당제' 공약을 겨냥해 공세를 가했다. 그는 "(주 후보의 공약대로) 호남과 여성, 청년 할당제를 하면 67% 정도가 되는데 그것을 다 할당하고 다면 무엇이 남나, 할당제라는 것은 소수자를 위한 배려"라고 물었다.


주 후보가 "호남 지역에 여성이 할당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높지 않다"며 "운영상 잘 배정하면 된다"라고 답하자 이 후보는 "할당 비율을 낮추기 위해 호남 출신 여성을 우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고, 주 후보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내년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청년·여성 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나경원 후보를 향해서도 "이미 지방선거에서 한 명을 여성으로 공천하기로 되어 있고, 추가로 처연을 배치한다는 것인데 나 후보의 지역구인 동작구 선거구 두 곳 중 어느 곳에 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나경원 후보는 "할당제 없이 청년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가"라며 "청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할당제 없이 그냥 놔두면 공정한 경쟁이 어려운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가 "청년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그 지역에서 꾸준히 준비한 분을 마지막에 내치는 것은 공정한 것인가"라고 묻자 나 후보는 "일단 열심히 하는 분들을 같이 봐야 되겠다"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주도권토론이 끝나고 곧바로 주도권을 가지게 된 나 후보는 "이 후보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표현대로 '트럼피즘'과 비슷하게 여성과 남성, 세대를 가르는 분열의 리더십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할당제를 무조건 부정하고 있는데, 여성할당제라든지 이런 할당제 폐지로 (논쟁을) 가져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굉장한 실력주의로 나가는데 실력주의만으로는 진정한 공정을 이루기 어렵다"라며 "20대 남성의 분노를 해결하는 것은 큰 틀에서 노동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 등을 담론으로 논의하는 이런 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나 지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지난해 총선에서 청년 할당제 혜택을 받았다는 나 후보의 문제제기에 답변하려 하자 나 후보는 "제가 질문을 안 했으니 넘어가겠다"며 화제를 돌리기도 했다.


이준석 향해 '안철수 악연'·'유승민계' 공격 이어져
주호영 "이준석, 유승민과 특별한 관계라 우려된다"
홍문표 "누군가를 등에 업고서 하는 것 맞지 않다"
이준석 "그런 걱정을 하려면 끝이 없어…거짓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31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MBC신사옥에서 열린'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이 후보를 향해 제기됐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악연 문제와 '유승민계' 의혹도 이날 토론에서 재차 불거졌다. 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불편한 관계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고, 이 후보가 유승민 전 의원과 특별한 관계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조건 없는 합당'을 주창했던 안철수 대표가 돌연 지역위원장 모집에 나서 의문점을 자아냈던 점을 상기하며 "안 대표가 조건 없이 합당한다고 했지만, 조건이 늘어나면 말이 바뀌는 것이라 살펴봐야 한다"며 "최근의 지역위원장 모집은 구태다. 당대표가 되면 그런 부분은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이 후보는 안 대표의 대선 경선 합류에 대해서는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안 대표의 가치를 높게 존중한다"며 "안 대표가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면 공정하게 불이익 없이 뛸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약속했다.


'유승민계' 논란에 대해 이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와 유 전 의원의 사적인 친분 탓에 이 같은 문제제기가 나온 것을 겨냥해 "경복고를 나오고 서울대를 나온 분이 한 두 분이 아닌데 그럼 문재인 정부의 총리도 저희 아버지랑 동문이다"며 "그런 걱정은 안 되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런 걱정을 하려면 끝이 없는 것"이라 반문했다.


이 후보를 향한 계파 공세는 홍문표 후보도 거들었다. 홍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토론에서 이 후보에게 "누구를 등에 업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데 이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과 특수관계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저는 바른정당 출신으로, 당시 대선 후보가 유 전 의원이었으니 '바른정당'으로 불리는 포괄적 계파라면 있을 수 있겠다"라고 맞받아치자 홍 후보는 이 후보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의 사무실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후보의 의혹제기에 이 후보는 "거짓이다. 그 곳엔 제 물품도 하나 없다"며 "인터뷰 할 때 몇 번 그 장소를 쓴 적이 있어서 그러시는데, 제 사무실은 노원구 상계동에 있다"고 했다.


차기 대선, 이준석·조경태·홍문표 '자강론' vs 나경원·주호영 '통합론'
이준석 "경선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해야…룰 세팅이 중요한 것"
조경태 "우리 당이 자강해야…투명한 대선관리 하면 국민 관심 얻어"
나경원 "성급한 출발, 다른 후보 막아" 주호영 "일방 진행, 분열의 단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31일 밤 서울 상암MBC스튜디오에서 열린100분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차기 당대표의 가장 막중한 임무라 평가 받는 대선 경선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각 후보가 팽팽하게 맞섰다. 이준석·조경태·홍문표 후보가 정해진 일정과 절차에 따라 '자강론'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제3지대를 포함한 범야권의 스케줄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통합론'으로 맞섰다.


이준석 후보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해야 한다"며 "공당으로서 책임경선을 하려면 버스가 절대 '특정인'을 기다려서는 안 되며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혁신하고 또 흥행할 수 있는 룰을 세팅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설명했다.


조경태 후보도 "저는 꾸준히 우리 당이 자강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당 스스로가 토양이 좋아지고 국민께 믿음과 신뢰를 준다면 수권정당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한 대선관리를 하게 된다면 국민적 관심을 많이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홍문표 후보 또한 "우리 당이 자강의 힘을 가지고 후보를 엄선해 '우리 후보'를 길러내는 자강의 능력만이 정권을 잡는 유일한 길이지 비가 오는 집에 손님이 올리가 없다"며 "자강이 먼저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나 후보는 "성급하게 우리 후보만 출발시키면 다른 후보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의 경선열차는 추석이 지난 9월 말에 출발해야 할 것"이라며 야권 통합 후 경선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후보도 "국민의당과 통합을 먼저 이루고 다른 후보들이 모두 와서 기득권 없는 공정한 경쟁을 하면 될 것"이라며 "우리 당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당의 기득권으로 비칠 수 있다.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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