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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유럽 진출 꿈꾼다면..’ 이재성이 보여준 좋은 본보기


입력 2021.07.07 18:00 수정 2021.07.07 15:1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K리그 최고 선수’ 이재성, 중국과 중동 러브콜 뒤로하고 독일 2부행

차근차근 단계 밟으며 3년 만에 꿈의 빅리그 무대 진출 임박

선수로서 현실적 제안 뿌리치고 꿈 쫓은 도전 정신 높이 사야

이재성.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성.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축구는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선수들의 활발한 중국 진출이 이뤄지던 시기가 있었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가 아시아 최강의 실력을 갖추고 있던 한국 선수들에게 손을 뻗었고, 이로 인해 대표급 선수들의 슈퍼리그 러쉬가 봇물 터지듯 이뤄졌다.


하지만 그 시기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부진하자 그 비난이 고스란히 중국에 진출했던 선수들에게 쏠렸다.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중국리그에 진출해 기량이 퇴보했다는 ‘중국화 논란’이 따라붙었고, 일부 선수들에게 느끼는 팬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중앙수비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한 홍정호(전북)와 현 A대표팀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김민재(베이징)가 중국에 간다고 했을 때 팬들이 느낀 감정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로 치닫기도 했다.


선수들은 당시 세계적인 스타급 플레이어들을 영입한 중국리그서 활약을 펼친 뒤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실제 중국을 찍고 유럽으로 나간 경우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런 이유로 축구 팬들은 거대한 연봉의 유혹을 뿌리치고 꿈을 찾아 나선 선수들에게 더 열광하고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최근 독일 1부리그 마인츠 입단을 앞두고 있는 이재성이 대표적이 케이스다.


독일 2부리그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재성. ⓒ 뉴시스 독일 2부리그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재성. ⓒ 뉴시스

2014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재성은 2015년 축구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K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의 에이스였고, 2017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당연히 중국과 중동에서 러브콜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재성은 꿈을 택했다. 적은 연봉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빅리그 무대를 밟겠다는 일념 하나로 독일 2부리그 홀슈타인 킬을 선택했다.


과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네덜란드리그 PSV에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듯이 이재성도 단계를 거쳐 빅리그로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이재성은 홀슈타인 킬에서 3년간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마침내 1부리그의 선택을 받았다.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는 2부리그서 이재성이 보낸 3년의 시간은 분명 고단한 자신과 싸움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기에 당장 눈앞에 놓인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재성은 자신의 꿈만을 바라보고 도전을 택했고, 달콤한 결실을 맺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재성의 도전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하다.


현 대표급 선수들이 대선배 박지성과 이영표를 보고 유럽 진출 꿈을 꾸었듯 이제 후배들도 이재성 같은 선배들의 도전 정신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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