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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욕심 과했나…‘인간실격’, 초반부터 강한 호불호


입력 2021.09.06 13:02 수정 2021.09.06 13:0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전도연 5년 만 복귀작

4.2%→3.8% 소폭 하락

‘인간실격’이 무거운 분위기와 모호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JTBC

지난 4일 JTBC 주말드라마 ‘인간실격’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 강재(류준열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로, 1~2회에서는 강재와 부정의 고달픈 일상과 그들의 인연이 시작되는 모습들이 담겼다.


‘인간실격’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자 배우 전도연의 5년만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멜로 거장으로 손꼽히는 허 감독이 전도연과 류준열의 로맨스를 얼마나 애틋하게 그려질지가 기대 포인트가 됐었다.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도연은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숨긴 채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갑질’에 상처를 받는, 복잡한 부정의 심경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초반 ‘인간실격’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류준열 또한 방황하는 청춘 강재를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역할대행서비스 운영자로 일하며 돈만 주면 무슨 일이든 하는 강재지만, 돈을 빌려준 친한 형의 사망 소식과 늘 힘들기만 한 엄마를 보며 복잡해지는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본격적인 관계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부정과 강재가 미묘한 인연을 시작하는 순간들도 강렬하게 담겼다. 버스 안에서 눈물을 쏟는 부정을 목격하고 손수건을 건넸던 강재는 울며 통화한 뒤 옥상으로 향한 부정의 뒤를 쫓아가 “죽긴 왜 죽냐”며 그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도 했다. 코너에 몰린 부정과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그에게 손을 내미는 강재.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인연이 어떤 변화들을 만들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한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드라마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우울하고, 무겁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특히 첫 회에서는 부정과 강재의 성격, 서사를 채 알기도 전에 그들의 심각한 상황부터 나열해 이야기가 더욱 묵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더욱이 ‘인간실격’은 그들의 사연부터 차근차근하게 담는 친절한 전개 방식보다 그들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먼저 보여주는 선택을 했고, 이에 몰입하기가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야기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첫 방송은 4.2%로, 무난하게 출발한 ‘인간실격’이었지만 2회는 이보다 다소 낮은 3.8%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각 캐릭터들의 감정만큼은 탄탄하게 구축을 해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변하는 관계가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무겁고, 복잡한 전개의 약점을 극복해낼지, 아니면 특유의 분위기로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는 데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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