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소환 일정 협의 요청에 입원을 사유로 당분간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 검사 측은 오는 9∼11일 중에 청사로 출석할 수 있냐는 공수처 측의 요청에 이날 "입원 치료 중으로 당분간 출석이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검사는 지난 3일 영장 기각 후 구치소에서 나온 뒤 지병이 악화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6일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는 지난달 10일 공수처 2차 소환 조사 때도 건강 상태 악화로 조사를 마치고도 통상 즉시 하는 조서 열람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귀가했다. 그는 이튿날 공수처로 다시 나와 조서 열람을 끝냈다.
손 검사는 작년 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시로 주요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고 배포한 데 관여한 혐의로 윤 후보와 함께 입건됐다.
공수처는 애초 이 사건과 관련해 손 검사에게 지난달 19일 또는 20일 출석해달라고 통보했으나, 손 검사 측의 요청으로 같은 달 26∼27일로 출석일을 연기했다. 이후 손 검사 측은 변호인 일정으로 이달 2일 출석하겠다고 전달했지만,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고발 사주' 의혹으로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성사되지 못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판사 사찰 의혹 수사는 일단 손 검사를 건너뛰고, 윤 후보와 손 검사를 거쳐 당시 보고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을 먼저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