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개월' 1위, 하이닉스 장중 3위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첫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라섰다. 기존 2위였던 SK하이닉스는 장중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에는 실패하면서 주가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 대비 16.25% 내린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99% 높은 59만7000원에 형성됐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30만원) 대비로는 약 66.67% 오른 수준이다.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하락했다.
다만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시총은 116조8830억원으로 SK하이닉스(85조9043억원)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말 시총 8위였다가 반도체 호황 사이클 진입과 함께 2016년 말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이후 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 하루 2650억원 차이로 SK하이닉스를 앞지른 바 있지만 사실상 5년 1개월째 시총 2위를 유지해왔다.
그동안 시총 2위 자리를 5년 넘게 지킨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했다. 2011년 2위에 오른 현대차(4년8개월), 2007년 포스코(3년11개월), 2000년 SK텔레콤(3년9개월) 모두 5년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앞두고 SK하이닉스의 ‘2위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역대급 IPO 기록을 썼다. ‘따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날 따상에 실패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총 순위 변동이 커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2위까지 도약한 것은 한국 산업의 지형 변화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시총 2위 자리에 안착할 지도 관심사다.
증권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에 대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지수에 편입되는 다음달부터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한 적정 주가를 찾아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날까지 주요 증권사들이 추산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주가는 39만∼61만원 수준이다. 증권사별로는 메리츠증권이 61만원, 한국투자증권이 60만원으로 공모가의 2배 수준의 적정 주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