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도둑이 많다"…법카 논란 부메랑된 이재명 말·말·말

법카 논란 계기 이재명 행보 재조명

'성남시 횡령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성남시 화장실 "부패지옥 청렴천국"

25만원 커피상품권 격려금 '중징계'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기도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내로남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미 SNS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며 정작 등잔 밑은 보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발언이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는 말이다. 이 후보는 국가의 복지재정 확대를 강조할 때 해당 발언을 자주 인용했다. 국가나 공공기관의 방만한 재정운용을 막으면 추가 증세 없이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재원이 부족하다는 반대진영의 비판을 반박하거나 혹은 자신의 추진력을 강조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하지만 경기도청 직원이 '카드 바꿔치기 결제' 방식으로 경기도의 업무추진비를 배우자 김혜경 씨 식사비용으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며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SNS에서는 이 후보의 해당 발언과 김씨의 사진을 결합해 제작된 포스터가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횡령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는 성남시의 횡령이나 뇌물 등 비위를 엄단하겠다는 취지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바 있다.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공금횡령·성범죄, 한 번만 저질러도 퇴출"이라며 "김영란법 보다 더 강력한 성남판 김영란법"이라고 소개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와 관련해 "경기도에서 사적으로 공금 유용을 한 게 확인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도 적용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며 "이번이 연습문제가 될 것 같은데 이런 사안에 이 후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국민이 지켜볼 기회"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강조했던 '횡령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이재명 트위터

대장동 의혹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을 당시 발언도 재조명됐다. 이 후보는 "성남시청 화장실에 붙어 있던 '부패즉사 청렴영생' '부패지옥 청렴천국'은 공직자들을 향한 경고인 동시에 저와 가족,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패였다"며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의 청렴함을 강조한 바 있다.

남양주시 6급 공무원에 대해 횡령 혐의로 '중징계' 처분을 내렸던 일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2020년 5월 경기도는 남양주시에 대한 감사를 벌여 업무추진비로 2만5,000원짜리 커피상품권 20장 중 10장을 10명의 남양주시청 직원에게 교부한 것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었다. 이 후보는 해당 사안을 자신의 SNS에 직접 소개하며 '부정부패'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대상자들에게 적법하게 경비를 사용했다"며 경기도의 중징계 처분이 위법한 조치였다는 판결을 내렸다. 민주당 소속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공직자는 자기 자신의 작은 허물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타인의 과실은 포용하는 게 중요한데, 이 후보는 자신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잔혹하리만큼 잔인하다"고 했다.

경기도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 이 후보가 경기도청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실효성과 공정성에 의문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감사를 경험했던 조 시장은 "경기도 감사관실 자체가 이재명 사람들인데 무슨 감사를 할 수 있느냐"며 "말장난"이라고 규정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경기도 감사관이 자기 측근 김희수"라며 "이재명이 또 이재명했다"고 비꼬았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본인이 직접 배씨에게 물어 해명하면 될 일을 감사기관에게 밝혀보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