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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너희 당이 깨진다"…새해 정계개편 가능성은 [2023 정치 기상도]


입력 2023.01.01 01:00 수정 2023.01.01 01: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총선 앞두고 '집안싸움'의 해 될 듯

"민주당 분당 가능성 있다" 45.2%

비명계, 토론회 등으로 전열 재정비

이원욱 "70~80℃ 정도로 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지난 8·2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총선을 한 해 앞둔 2023년 새해는 '집안싸움'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 공직선거가 없으면서도 한 해 앞으로 다가온 총선 공천권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내부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이 격화되면 분당(分黨) 등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일반적으로 분당의 위험성은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이 조금 높다고 보고 있다. 집권여당보다는 야당이 아무래도 구심력이 취약하고 원심력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유하자면 집권여당은 따뜻한 아랫목, 제1야당은 윗목이지만 아예 신당을 차린다는 것은 한겨울에 방밖으로 나가는 셈"이라고 빗댔다.


민주당은 지난해 8·2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선출했지만, 직후 당권경쟁 과정에서 경고가 이뤄졌던대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지도부의 구심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민주당 분당 가능성에 대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45.2%,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43.0%였다. "잘 모르겠다"는 11.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권력에 따라 '줄세우기' 하는 행태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민주당의 정치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당대표가 공천권을 움켜쥐는 행태를 내려놓고 100% 국민공천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완패했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세력도 새해 들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전후해 이재명 대표 체제를 향해 쓴소리를 내왔던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주요 구성원들은 새해 토론회를 '2023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라는 명칭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 토론회에는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다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분당과 신당 창당은 총선을 앞두고서도 '이재명 체제'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을 때를 상정한 '극약처방'이자 '최후의 카드'로 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나 여러 가지 방안을 통해 당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분당은) 아직까지는 너무나 상상력이 나간 것"이라며 "지금은 아직 그런 시점은 아니고, 70~80도 정도로 끓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분당? 박지원 "100%"
장경태 "'공천학살' 난다는 우려 있어"
다당제 촉진 '룰'이 정계개편 부를 수도
"누가 분열 않고 더 버티느냐가 관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난해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대로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이 분당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해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3·8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지도부가 선 뒤, '공천 학살'이 벌어지면 비윤(비윤석열)계 신당이 출범한다는 시나리오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지, 대통령을 바라보는 정치는 실패한다. 결선투표까지 해가면서 '윤심 대표'가 당권을 쥔다고 하면 불보듯 내후년 공천에 유승민·이준석 계열이 칼질이 될 것"이라며 "그러면 분당이 되는 게 100%"라고 단언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관저 정치를 하면서 개입하는 우려가 크고, 윤핵관들에 의해 '공천 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다"며 "분당 가능성이 있다면 국민의힘이 더 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서 사고당협의 당협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친윤계가 득세하고 비윤계가 일제히 탈락하면서 당내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을 총선 공천을 놓고 벌어질 내홍의 전조로 해석하는 관측도 나온다.


정계개편에는 총선의 '룰'을 둘러싼 논의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이른바 '비례성'을 확대하는 방안은 다당제를 촉진한다. 또, 지역구를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게 된다면 결정적으로 다당제에 힘을 싣는 흐름이 될 수 있다.


신당 창당이라는 정치적 모험은 그 결과 자신들이 총선에서 재선(再選)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세(勢)가 붙고 성공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이든, 2030세대든, 잠재적인 지지층이 표로 바뀌면서 의석으로 환산될 수 있어야 총선을 앞둔 신당 창당이 성공할 수 있다"며 "중대선거구제 군불을 떼는 의원들이 대체로 각 정당에서 비주류에 속해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출마하면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분당된다고 정확히 예측한 적이 있었던 노웅래 의원은 지금 정국을 가리켜 "이것은 버티기 싸움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누가 더 버티느냐가 관건"이라며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버틸 수만 있다면 국민의힘이 먼저 분열하면서 정국이 다른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웅래 의원은 "우리가 버틸 수만 있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의한 신당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며 "그 요인에 따라서 저쪽이 먼저 분열이 된다고 한다면 정국은 다른 국면으로 새판짜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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