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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블랙홀로 사법 리스크 희석?…대통령실·여당, 이재명 개헌론 점화에 부정적


입력 2023.01.13 04:00 수정 2023.01.13 04: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재명 "올해가 개헌 논의의 적기…

4년 중임 개헌안, 3월에 제출하겠다"

민주당 "대통령 제안 넘어 정치개혁

방향성 제안한 것…논의 응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제안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여당과 야당의 반응이 엇갈렸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제안을 넘어선 정치개혁의 방향성을 제안했다며 정부와 여당도 응해야 한다고 압박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로부터의 정국 전환을 노린 '개헌 블랙홀'의 개봉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실도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4년 중임제 △대선 결선투표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현행 대통령 직속인 감사원의 국회 이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다행히 올해는 선거가 없기 때문에 개헌을 논의하기에 매우 적절한 시기"라며 "민주당은 올해 3월을 목표로 자체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를 뛰어넘어 정치개혁을 위한 개헌의 방향성을 제안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정치개혁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제안에 응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개헌 블랙홀' 끌어들여
사법 리스크 희석하려는 포석일 뿐"
대통령실 "개헌에 대한 대통령 생각,
신년 인터뷰 통해서 접하지 않았냐"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개헌' 주장은 어떻게든 정국의 주도권을 움켜쥐고선 '개헌 블랙홀' 소용돌이로 끌어들여 사법 리스크를 희석하기 위한 포석일 뿐"이라며 "개헌이 한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모면하고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도 개헌론이 점화할 경우 민생·개혁 등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기능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신년 인터뷰에서 "개헌이라는 게 워낙 폭발적이라 지금 개헌 얘기가 나오면 민생과 개혁 문제는 다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개헌론의 이러한 '블랙홀'로서의 성격을 역이용해, 정국 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론에 불을 당겼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2016년 총선에 패배하고 원내 다수 의석을 잃어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이 해임건의를 당하는 등 위기에 몰렸을 때, 정국 전환을 위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개헌을 제안했던 적이 있다.


대통령실은 앞선 윤 대통령의 신년 인터뷰 내용을 상기시키는 등 개헌론의 본격 점화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얼마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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