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신 모(28)씨가 사고를 낸 당일 수면마취제 등을 2회 연속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JTBC에 따르면 경찰은 신 씨가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압구정역 근처 의원에서 피부 시술을 받던 중 수면유도제와 신경안정제 주사를 함께 맞은 사실을 파악했다.
피부 시술을 받은 신 씨가 낮 12시께 깨어난 후 다른 시술을 더 받겠다고 밝히자 병원은 수면유도제와 신경안정제에 피로회복제를 넣어줬다고.
병원 측은 "전날 술을 많이 마시거나 수면 마취를 했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개인마다 회복하는 속도가 다르다. 치료 목적 외의 약물 투여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면마취를 두 번 연속으로 한 신 씨의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관계자는 "통증을 억제하는 시술을 할 때는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시간, 7시간 재우는 긴 시술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신 씨는 같은 날 오후 8시5분께 비틀거리며 병원을 나왔다.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쓰러질 듯 걸으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 후 신 씨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했고, 출발한 지 약 5분 뒤 100m도 가지 못한 채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중상을 입혔다.
피해자는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뇌사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 씨에게 약물을 투여한 해당 병원에서 불법 투약이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다. 또 신 씨가 다녔던 근처 다른 병원들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