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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사실화된 한동훈 출마설…與의 활용법 시나리오 셋


입력 2023.11.20 11:49 수정 2023.11.20 12:3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총선, 국민 삶에 중요" 대구 발언 촉발

12월 개각 이후 국민의힘 합류 전망

연고지·험지·비례대표 등 방안 거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가 정치권에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난 17일 '보수의 심장'으로 통하는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지지자들과 인사를 위해 서울행 기차 시각까지 미룬 것이 기폭제가 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크게 보며 또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혁신위 설치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서, 확실한 구원투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12월 초·중순이 거론된다. 개각 국면에서 한 장관이 물러나 국민의힘에 총선 출마 후보로 합류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의 한 전략통은 "민주당이 기습 탄핵으로 한 장관의 발을 묶어놓을 수 있는데, 여러 메시지와 행보로 미리 선택지를 확보해 놓는 것은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한 장관의 출마를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 내에서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언급된다. 먼저 한 장관의 연고가 있는 서울 강남구 혹은 서초구에 출마하는 방안이다. 강남구는 거주지이며 서초구는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등 한 장관의 오랜 근무지가 있는 곳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어서 공천 땐 무난한 당선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서울의 험지 또는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키는 방안이다. 한 장관의 '체급'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지역구에 공천하기보다 당의 승리를 위한 곳에 투입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구체적으로 서울 종로나 마포을 등이 거론된다. 마포을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3선을 하는 곳으로 '86 운동권 청산'이라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성공할 경우 차기 대선까지 탄탄대로가 열린다는 이점이 있다.


20일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한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한 장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하다"면서 "대중적 지지와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지역에서 본인을 희생하면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당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본다"고 전망했다.


세 번째는 비례대표 후보로 전국적으로 선거를 이끄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역구 선거에 부담을 지우지 않고 당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게 핵심이다. 무엇보다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 등 제3당의 출연이 예상되기 때문에 확실한 맞대응 카드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예정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한 장관이라는 굉장히 독특하고 강력한 자산을 253개 지역구 중 하나에 묶는 건 현명하지 않고 너무 아깝다"며 "비례대표 등 전국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었다.


물론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선택지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이민청 설립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 한 획을 긋는 성과를 남긴 뒤 이후 재보선으로 정계에 진출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총선보다 국민적 관심 속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재보선을 통해 입성하는 것이 개인의 정치 행보에는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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