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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기술력,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3.12.24 05:00 수정 2023.12.24 05: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고체엔진 ICBM 3차례 발사 성공

비행성·즉응성 검증 이뤄져

재진입·다탄두 기술은 아직

고체연료 엔진이 적용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이 적용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고각발사하며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가운데 구체적 기술 수준에 관심이 모인다.


지금까지 세 차례 화성-18형 발사에 성공한 만큼 기본적 성능은 입증됐지만,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도 남아있다는 있다는 평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성-18형 기술력과 관련해 △먼 거리를 날아가는 '비행성' △탈부착식 고체연료 도입으로 신속한 발사를 꾀하는 '즉응성' 등 "두 가지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탄두가 재진입해 정확히 목표물을 파괴하는 능력 면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신 장관의 설명이다.


재진입 기술은 △실제 사거리(정상각도) 발사 △대규모 시설에서의 모의시험 등을 통해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북한은 아직 관련 절차를 매듭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신 장관은 "고각발사로는 재진입 기술 증명이 안 된다"며 "실제 사거리를 쏴야 하고, (탄두가) 떨어진 곳에서 탄두를 회수해 봐야 재진입이 됐는지 안 됐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탄두가) 떨어질 때 제대로 떨어지는지 관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사거리 발사가 어려우면, 통상 선진국에선 '아크 플라즈마 풍동(wind tunnel)'을 통해 6000도 이상 열이 발생하는 환경을 만들어 탄두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시험한다"며 "굉장히 큰 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소도시 소요 전력량에 맞먹는 수준이 풍동 가동에 투입되는 만큼, 만성적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관련 시설을 갖추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 장관은 북한의 다탄두 기술과 관련해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탄두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검증이 안 됐다"면서도 "북한이 다탄두를 향해서 점차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국방부/뉴시스
러시아, 첨단기술 이전할까
신원식 "아직까진 아냐"
北, 수위 조절해 기술검증할 듯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 도움을 받아 고체엔진 기술 진전을 이뤘듯, 북한 ICBM 기술력의 '마지막 퍼즐'을 러시아가 채워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신 장관은 "재진입 기술은 첨단 기술"이라며 "아직까지는 러시아가 북한에 전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풍돔 시설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기여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실적 제약 사항들을 고려해 ICBM 기술력을 증명하려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북한의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발사훈련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ICBM의 기술적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상각도 발사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정상각도 비행 시 대기권 진입·재진입 안정성, 탄두가 균일하게 깎이도록 하는 삭마기술력, 정확한 폭발 및 탄착 능력 등이 확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지리적 여건 및 군사적 리스크 측면에서 정상각도 발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추력을 조정해 정상각도보다는 높게, 하와이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발사하거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간접적인 기술 검증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상각도 발사 방향이 △하와이 북쪽 경유 미국 서해안 인근 낙탄 △하와이 남쪽 경유 미국 서해안 인근 낙탄 △남미 방향 △호주 상공 통과 남극 대륙 앞 낙탄 등 4가지로 예상되지만, 미국 등 관련국들과의 마찰 가능성을 고려해 북한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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