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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만 골라 간 '찐명' 이재명 특보들…'총선용 스펙쌓기' 였나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2.23 00:10 수정 2024.02.23 00:1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당대표 특별보좌역 상당수 비명계 지역구·텃밭 출마

정치경력 미흡 측근의 '李 마케팅' 효과 높여줬단 해석

성희롱 등 논란 휩싸여 출마 포기 인사까지 '특보 난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별보좌역(특보) 정치'가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4·10 총선에 출마한 당대표 특보 상당수가 비명(비이재명)계 지역구나 민주당 텃밭에서 공천권을 따내거나,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측근에게 '총선용 스펙'을 쌓아줬다는 비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정진욱 특보는 광주 동납갑에서 비명계 윤영덕 의원을 제치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를 맡고 있는 송기호 변호사도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8월 당대표 특보로 임명된 인사들이다. 이 대표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와 '찐명'으로 불린다. 이들을 포함해 같은 기간 특보로 임명된 인사는 모두 9명이다.


박균택·송기호·이건태 변호사, 김문수 전 경기도신용보증재단 전략상임이사,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임귀열 전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특보단 상임고문, 정의찬 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정진욱 전 이재명 후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이다.


이중 정진욱·송기호 특보를 포함해 총선에 출마한 인사는 모두 7명이다. 박균택 특보는 광주고검장·법무부 검찰국장 출신으로 성남FC 후원금·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이 대표가 연루된 사건을 변호했다. 그는 광주 광산갑에서 이용빈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


이건태 특보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변호한 바 있다. 2020년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김상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병에 출마했다.


김문수 특보는 소병철 의원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안태준 특보는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성 의원의 지역구(경기 광주을)에서 박덕동·신동헌 예비후보와 100% 국민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진석범 특보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을 당시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지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경기 화성을)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


이때 임명된 특보 외에 과거 특보직을 수행한 인사들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선후보 시절 정무특보를 지낸 이재관 전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를 영입 인재로 발표했는데, 이재관 전 후보는 성비위 혐의로 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을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소위 '경기도 라인' 인사들도 총선에 출마했다.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은 비명계 신동근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서구을에, 성남시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천경배 당대표실 국장은 서삼석 의원 지역구인 전남 영암·무안·신안에 출사표를 냈다.


'대장동 변호인'들도 경선을 앞두고 있다.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기상 의원과 서울 금천 민주당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의 변호인이었던 임윤태 변호사도 경기 남양주갑에서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과 대결한다. 임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법률 특보를 지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특보가 다수인 데다, 대부분 총선에 출마했다는 점에서 '총선용 스펙'을 쌓게 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본인 측근들의 정치 경력이 미흡하다는 점을 보완해주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 특보로 기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 특보 중에서 논란에 휩싸인 이들도 여럿이다.


경기농수산진흥원장·경기농식품 유통진흥원장을 지낸 강위원 특보는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광주서구갑 지역 출마를 준비하다, 과거 성희롱·음주운전 의혹이 재차 불거지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정의찬 특보는 윤재갑 의원 지역구인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를 준비하다,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경력 때문에 최종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은 1997년 5월 27일 시민 이종권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정의찬 특보는 당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으로 이 사건에 가담, 1998년 2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200만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1998년 6월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장동 변호인단이 민주당 공천에서 줄줄이 경선 후보로 확정된 것과 관련해 "대장동의 이재명·정진상·김용 등의 변호인들이 민주당 공천에서 순항 중이란 보도를 봤다"며 "이 대표 입장에선 범죄 내막을 잘 아는 변호인들이 무서워서 이런 식으로 사천 공천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천으로 자기 범죄의 변호사비를 대납하는 것"이며 "단순한 대장동식 공천을 넘어 변호사비 대납 공천"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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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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