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노인빈곤율 늘어
60세 이상 삶 만족도 가장 낮아
초고령사회 취약계층 자립 대책 필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노인 일자리 확대 등 경제적 자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70세 이상 연령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6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0명 이내로 집계됐다. 반면 70대는 37.8명, 80세 이상에선 60.6명으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독거노인 증가, 노인 빈곤화와 큰 관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는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면서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뜻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독거노인 비율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혼자 사는 사람은 199만3000명이다. 같은 연령대 인구의 21.1%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54만3000명)과 비교해 3.7배 증가한 수치다.
독거노인은 경제 상황이나 신체 건강 어려움도 있지만, 정신건강도 매우 취약하다. 함께 사는 가족이 없어서 외로움이나 우울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6.5점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세~49세는 6.6점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60세 이상 만족도는 6.4점으로 모든 나이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개인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긍정 정서 역시 60대가 6.6점으로 가장 낮았다. 2022년 평균 긍정 정서는 6.7점이다. 30~40대는 6.9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경제활동 참여 여부가 신체·심리 정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2021 노인 일자리 사업 정책효과 분석연구’에 의하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은 우울한 정도가 0.32점 줄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 있다는 비율도 3.7%로 대기자(4.3%)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노인 일자리 참여로 인해 직계가족, 친구, 지인 등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 분석이다.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실 노인들만의 문제라기보단, 경기 불황으로 인해 취약계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본다”며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더 악조건에 있는 취약계층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 사회가 함께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