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정 대책" 강조하다 실언
경기북도 분도시 '강원서도'에 비유
권성동 "강원도가 '전락'의 대명사냐
민주 강원 후보들 입장 밝혀라"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남북도의 분도 이슈와 관련해 "분도를 시행하면 (경기북도가)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강원선거대책위원장은 "명백한 강원도 비하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경기 의정부 현장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분도와 관련한 질문에 "언젠가는 분도를 해야 한다"면서도 "매우 신중하게 절차와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재임 중 분석해 본 결과, 경기북도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현 상태로 분도를 해버릴 경우 경기북도가 될 부분의 예산이 연간 약 8000억원, 각 시·군에 4000억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그 직후에 나왔다. 이 대표는 "SOC 투자가 북부에 집중돼 재정수입은 남부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지출은 북쪽이 높다"며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여러분은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 문제와 산업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분도를 하는 것은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고 정치인 자리를 늘릴지 몰라도 북도 주민에게는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분도(分道)시 경기북도(京畿北道)가 될 지역을 강원서도(江原西道)로 전락(轉落)한다고 표현한 게 강원도와 도민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어 총선 국면에서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전락'이란 '안 좋은 상태로 굴러떨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강원선대위원장은 "명백한 강원 비하 발언"이라며 "강원도를 전락의 대명사로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권 위원장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강원도 무시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며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김우영을 서울 은평을에 후보로 자객공천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사람을 비명 숙청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2찍' 발언에 이은 대국민 갈라치기"라며 "투표 성향으로 갈라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역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권 위원장은 나아가 "강원에서 출마한 민주당의 허영·전성·원창묵·송기헌·김중남·한호연·김도균·허필홍 8명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다"며 "강원도민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다면 이재명 대표의 '강원서도 전락'이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즉시 밝히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