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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애플...주요 사업서 ‘적신호’


입력 2024.03.28 06:00 수정 2024.03.28 09:57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아이폰 주요 시장인 중국서 판매 부진

'비전 프로' 기대 이하 성능에 반품행렬

뒤늦게 AI폰 경쟁 나서...'제미나이' 아이폰 탑재 논의

중단한 애플카 예산 생성형 AI 개발 투입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애플 스토어에 설치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애플 스토어에 설치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최근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전 예약 기간 큰 기대를 모았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는 반품 행렬이 이어졌고, 아이폰은 작년부터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연내 중국 시장에 현지화한 비전 프로를 출시해 북미 지역에서의 실적을 만회한다. 또 인공지능(AI)폰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구글 AI ‘제미나이’의 아이폰 탑재를 시도한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달 아이폰 중국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들었다. 1월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9% 감소하는 등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은 작년 9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15 출시 후에도 판매가 시원치 않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인 10월 판매 독려 차원에서 청두 애플스토어 등을 직접 찾을 정도였다. 이후 가격 인하, 할인 행사 등 이례적인 판촉 활동에도 판매 부진이 계속되자 쿡 CE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픈한 애플스토어 징안점 개장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아이폰 약세는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화웨이가 자국 기술로 만든 칩을 사용한 ‘메이트60 프로’는 아이폰15 판매량을 압도했다.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도 아이폰 판매 감소에 한몫 했다.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시장인 만큼 중국 매출 감소는 전체 실적에 치명적이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도 내준 상황이다.


애플이 지난달 2일 야심차게 출시한 비전 프로는 초기 구매자들의 반품 행렬이 이어졌다. 애플은 미국 법에 따라 출시 후 2주까지 별다른 제품 결함이 없어도 반품 및 환불을 허용하고 있는데, 출시 2주가 되는 지난달 16일까지 적지 않은 양이 반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예약 기간 20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초기 흥행과 상반된 모습이다. 예상보다 무거운 무게, 어지러움 등 신체적 이상증세 유발 등이 반품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AI폰 경쟁에서도 밀리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 AI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면 애플은 AI 모델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에 AI 모델을 탑재하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사법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5년간의 조사 끝에 16개 주 법무장관과 함께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뉴저지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자체 생태계 안에서만 앱 다운로드나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해 막대한 수입을 올려왔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에서는 디지털시장법의 첫 조사 대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럽 경쟁당국은 애플이 앱스토어 개발자에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과 이용 약관이 법 규정을 준수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 약세를 회복하기 위해 AI폰을 개발 중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갤럭시S24에 탑재된 구글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접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구글뿐 아니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도 비슷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는 구글을 택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구글과의 협력 내용을 포함한 애플의 AI 전략은 애플이 오는 6월 10~14일 개최하는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형 아이폰에는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 AI뿐 아니라 자체 모델이 함께 탑재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올해 1월 생성형 AI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10년간 개발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관련 인력을 AI 부서로 이동시키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쿡 CEO는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애플은 AI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지역에서 초기 흥행에 실패한 비전 프로는 중국 시장에서 만회에 나선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중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한 뒤 정식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쿡 CEO는 중국 CCTV에 올라온 인터뷰 영상에서 “비전 프로가 올해 중국에서 출시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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