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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안귀령 몰랐던 선거법…"공식 선거운동 기간 아니면 마이크 금지" [법조계에 물어보니 381]


입력 2024.04.05 05:02 수정 2024.04.09 09:30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법조계 "선거법 제정하지 않으면 조례·입법 도외시하고…1년 내내 선거 운동만 할 것"

"선거 한 번 할 때마다 선거법 조금씩 바뀌다 보니…정치인조차도 모르는 경우 많아"

"선관위·정당 차원서 선거법 교육 팸플릿 만들고…후보자들에게 배포할 필요 있어"

"선거법 위반 빙자한 음해성 고소·고발도 막아야…공권력 낭비될 우려도 있기 때문"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도봉갑 후보.ⓒ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도봉갑 후보.ⓒ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귀령 민주당 도봉갑 후보가 마이크와 관련된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공직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마이크를 사용해 고발당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선거법을 제정해놓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조례 제정, 입법 등의 본업을 도외시하고 1년 내내 선거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기에 선거법을 만든 것이라며 선거기간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선거를 한 번 할 때마다 법이 조금씩 변화하다 보니 정치인들조차도 바뀐 선거법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선관위 차원에서 선거법에 대한 교육 팸플릿을 만들어 각 정당 후보자들에게 배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5일 정치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클린선거본부는 지난달 24일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현장 기자회견의 형식을 빌려 우회적으로 마이크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직선거법 59조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는 마이크 등 확성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안 후보 역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지난달 16일 오기형 민주당 도봉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선거운동복을 입고 마이크를 사용한 채로 "도봉의 선배 정치인들을 잘 모시고 도봉의 새로운 일꾼이 되도록 하겠다", "도봉 갑·을이 원팀이 돼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맞서 싸우겠다. 여러분들도 함께해달라"고 발언해 고발당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정치인들에게 선거는 생명과도 같다. 그러다 보니 규제를 하지 않으면 선거가 과열될 가능성이 높아 선거법을 도입한 것"이라며 "또한 선거법을 제정해놓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본업인 조례 제정, 입법 등을 하지 않고, 365일 선거 운동에만 전념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시민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기에 선거 운동에 완전한 제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스카이웰빙파크 앞에서 허성무 창원성산 후보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스카이웰빙파크 앞에서 허성무 창원성산 후보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어 곽 변호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더라도 1~2번가량 마이크를 쥔 것으로는 강하게 처벌받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출마를 한 후보자 신분도 아니기에 타격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반면 이 대표와 안 후보는 출마한 상황이라서 선거법 피고발 신분인 현 상황이 신경 쓰일 수도 있다.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받게 되면 당선 무효가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후보자 자신이 선거법에 대해 충분히 숙지를 해야 한다. 이같은 점에서 이 대표와 안 후보자는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전에는 마이크를 쓰면 안 된다'는 인식을 본인들이 해야 했었다"며 "국회의원은 입법하는 헌법기관이기에 일반 시민보다 법률에 대해 더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다만, 선거법 제도 취지를 잘 살리는 것만큼 특정 후보자에 대해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띄는 시민단체에서 무분별하게 고소·고발하는 것 역시 막아야 한다. 후보자 입장에서는 피고소인·피고발인 조사를 받다 보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며 "공권력 낭비에 해당하는 측면도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무고죄 처벌 역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구승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정치인들이 선거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모르는 이유는 선거법 관련 교육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선거를 한 번 할 때마다 법이 조금씩 변화하고, 판례들이 쌓이면서 디테일들이 변화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선거법 위반 사례나 주의 해야 하는 행동 등에 대해선 선관위 차원에서 정리해서 정당에 배포할 필요가 있다. 정당이 수백 개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충분히 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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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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