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수사4부, 25일 유재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오후 9시까지 조사 후 조서열람…14시간 만인 오후 11시 30분쯤 귀가
유재은 "수사 기관서 충분히 답변…드릴 말씀 없다"
공수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및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사할 듯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고 채모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해 14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전날 유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지난해 8월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유 법무관리관은 오후 9시까지 공수처 조사를 받은 뒤 조서 열람을 거쳐 약 14시간 만인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했다.
유 법무관리관은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 질문에 "수사기관에서 충분히 답변을 드렸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대답했다.
유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빼라'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러나 유 법무관리관은 사건 직후 국회 등에서 "일반적인 법리 등을 설명한 것이고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했다.
공수처는 이번 소환에서 유 관리관을 상대로 박 전 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여부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자료 회수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