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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6개월'…경합지 7곳 현주소는


입력 2024.05.07 10:06 수정 2024.05.07 14:12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대선 후보 대관식만 남은 바이든·트럼프, 본격 경쟁 시작

'언더 독'이 된 바이든, '수성' 중인 트럼프…승자는?

최근 42개 여론 조사 중 24개 결과 박빙…나머진 트럼프 우위

경합주 7곳에 집중하는 두 후보…바이든 우위 단 2곳뿐

2022년 11월 8일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어느새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일찌감치 후보를 낙점하고 본 게임에 돌입한 모양새다. 민주당은 당내 경쟁자가 없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일찌감치 링 위에 올려보내 놨고, 공화당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꺾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몇주 뒤에 올려보냈다. 두 사람은 오는 7·8월에 밀워키(공화당)와 시카고(민주당)에서 각각 열리는 양당의 전당대회에서 대관식만 앞두고 있다.


전·현직 간 대결이자 68년 만에 펼쳐지는 리턴 매치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벌써 요동치고 있다. 물가상승과 두 전쟁(우크라이나·가자지구)에 허둥대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유럽과 동북아시아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지에 따라 외교전략을 달리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위스콘신 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유권자들도 비슷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자 증세’와 ‘낙태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중산층과 노동자,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증세 반대’와 ‘불법 이민자 유입 차단’ 등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고민하고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4월) 공개된 42개의 여론조사 중 24개의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1~2% 포인트 차이를 기록하는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나머지 18개의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6% 포인트가량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포브스는 “각각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두 사람이 4월 한 달간 혈투를 펼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율 보합세를, 바이든 대통령은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고령 리스크와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밀리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 국정 연설을 기점으로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 25일 위스콘신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정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세게 공격해 자신의 고령 리스크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능과 사법리스크 등을 부각시키며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대선의 승패를 사실상 좌우한다고 알려진 7개의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는 여전히 밀리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은 간접 선거를 택하고 있다. 주별로 미국 유권자들이 1차 투표를 하면 약 한 달 뒤, 각 주의 선거인단이 워싱턴DC에 모여 유권자들의 뜻에 따라 2차 투표를 한다. 주별 선거인단의 숫자는 인구에 비례해 결정되고,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이 제도 아래에서 펜실베니아(19명)·네바다(6명)·미시간(15명)·조지아(16명)·노스캐롤라이나(16명)·애리조나(11명)·위스콘신(10명)로 알려진 경합주(정당 색이 뚜렷하지 않은 주)의 선거인단은 특히 중요하다. 각 주가 선거인단의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두 후보가 이들 주에서 단 1표라도 앞선다면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올 수 있다.


이들에게 걸려있는 총 선거인단 숫자가 93명인 만큼 미국 대선의 전체 판세는 여기에 달려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아슬아슬한 차이로 이기며 당선됐고, 바이든 대통령도 2020년 선거에서 경합주들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당선됐다.


이에 두 후보는 벌써부터 경합주 쟁탈전에 올인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한 달 동안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을 돌며 집중 유세를 펼쳤고, 지난달엔 경합주 7곳에 현장사무소 100여 곳을 개설하고 4000만 달러의 비용을 사용해 ‘트럼프 비하’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의 맨해튼형사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경합주를 주로 돌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뉴욕에서 '성관계 입막음' 사건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펜실베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경합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특히 지난달 초엔 지난 대선에서 0.3%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서부의 애리조나를 전격 방문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리스크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선거 운동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경합주에서의 여론조사 결과는 포브스의 평가와 대부분 일치한다. 블룸버그통신이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진행한 ‘4월 경합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에서 2% 포인트 차, 펜실베니아에서 1%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질렀을 뿐 다른 모든 곳(네바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위스콘신)에서는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대부분 5% 포인트 차이였으며 특히 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상 오차범위 밖(약 10% 포인트 차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몇몇 매체는 이곳을 더이상 경합주로 분류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워싱턴DC 외곽에 위치한 월터 리드군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AP/뉴시스

다소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지난 2020년 선거 당시처럼 역전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근소하게 앞서 있는 미시간·펜실베니아에서 차이를 벌리고 미시간 등에서 역전을 이뤄낸다면 대선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여기에 위스콘신이나 애리조나 중 한 곳 만 이겨도 과반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연구소인 브루킹스의 빌 갈스턴 선임연구원은 “현재까지 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라며 “민주당원들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낙태권과 경제, 이민 분야 같은데 초점을 맞춰 투표를 결심할 것이다. 경합주의 표심을 계속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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