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해도 세계 1위 TSMC 못 갖는다

ASML “TSMC 내 설비 가동 원격 중단 가능”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본사 건물에 붙은 회사 로고. ⓒ AP/뉴시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에 있는 주요 반도체 설비를 원격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SML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쪽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원격 차단하는 방법으로 반도체 생산 장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대만 정부 측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반도체 기술·장비를 가로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데 따른 답변이다.

ASML은 미 정부를 안심시키기 위해 원격 차단기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격 차단기능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라인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대형 버스 크기인 EUV는 정기적인 정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상정지(킬스위치) 장치를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덜란드 정부와 ASML은 이를 위해 중국의 대만 침공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

ASML은 반도체 생산 설비 중 하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 공정에 쓰인다. EUV 노광장비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다. .

이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첨단 반도체 생산 여부가 판가름나는 만큼 미국은 이 장비가 중국에 수출되는 것을 강하게 가로막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한대당 2억 유로(약 2961억원) 이상인 EUV 장비를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TSMC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반도체 생산시설이 중국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신속히 폐기 처리된다고 밝혔다. TSMC 회장은 지난해 9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힘으로 TSMC를 통제할 수 없다”며 “만일 군사 침략이 있게 된다면 TSMC 공장은 가동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