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32·수원FC)가 K리그1에서 1400일 만에 감격적인 골맛을 봤다.
손준호는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울산 HD전에서 전반 42분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다리 맞고 굴절된 볼이 골키퍼 조현우를 넘어서면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준호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은 수원FC는 공격수 주민규가 퇴장(전반 40분) 당한 울산을 상대로 후반 9분 안데르손이 수비 뒷공간을 공략해 추가골을 넣었다. 울산 루빅손에게 1골을 내줬지만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2-1 승리했다.
수원FC의 승리를 불러온 선제골은 손준호나 축구팬들에게도 감격적인 골이 됐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도 활약했던 손준호는 중국 리그에서 2년 반 가까이 뛰다가 현지 승부조작 수사 과정에서 뚜렷한 혐의와 경위가 드러나지 않은 채 10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 3월 풀려났다.
1년 가까이 구금됐던 손준호는 지난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복귀했다. 그리고 약 두 달 만에 복귀골까지 기록했다. 손준호가 K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18일 전북 현대 소속으로 치른 광주FC전 이후 1400일 만이다.
경기 종료 후 손준호는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운 좋게 굴절되어 들어가 첫 골을 넣고, 강팀 울산을 상대로 승리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잊지 않고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버티고 돌아올 수 있었다. 가족들이 없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는데 끝까지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손준호 활약을 등에 업은 수원FC(승점44)는 이날 승리로 FC서울(승점42)을 끌어내리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울산(승점45)은 3위에 자리했다.
한편, 리그 선두 강원FC(승점50)은 같은 날 7위 광주FC(승점27)를 3-2 제압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광주에 먼저 두 골을 내줬지만, 외국인 선수 코바체비치 연속 헤더골로 2-2 동점을 만든 뒤 헨리의 헤더 결승골로 승리를 차지했다.
강원은 올 시즌 가장 먼저 승점50 고지를 밟으며 2위 김천(승점46), 3위 울산과 격차를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