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영화를 영화답게"…부국제 뉴커런츠 심사위원들, 신진 감독에 거는 기대 [29th BIFF]


입력 2024.10.04 12:45 수정 2024.10.04 14:53        데일리안(부산)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아시아 신예 감독들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저명한 영화인들이 부산에 모였다.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는 모함마드 라술로프 심사위원장, 이명세 감독, 배우 주동우, 카니 쿠스루티,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박도신 부국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뉴 커런츠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부문으로,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뉴 커런츠는 한국 2편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영화가 선정됐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심사위원장은 "신진 감독을 잘 찾아내도록 하겠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그룹으로서도 어떻게 작업했는지 잘 살펴보려 한다"라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은 채 영화 '신성한 무화과 씨앗'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이란 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 채찍질 형을 선고 받았다. 이에 라술로프 감독은 유럽으로 망명했다. 그는 이란에서 검열로 상영금지 처분을 받은'신성한 무화과 씨앗'으로 칸 영화제 초청돼 특별감독상을 받았다.


라술로프 감독은 "아시는 것처럼 현재 이란은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저는 8년 정도 이란을 떠나 독일로 갔다. 이란의 사회적인 상황을 독일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저에겐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닌다. 그 이유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인간의 문화적인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 영화가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건 이란의 영화인들에게 큰 희망이 된다"라며 "영화인들은 어떤 상황, 장소에서든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란에 있지는 않지만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다. 어떤 형식으로든 방법을 찾아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명세 감독은 "저를 소개할 때 영화를 영화로 만드는 영화 감독이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영화가 위기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양적인 문제가 아닌 내부의 질적인 문제가 더 한국영화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만이 아닌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영화를 영화로 만드는 감독들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영화로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어떤 매체로도 다뤄질 수 없는 것만이 영화라고 답하겠다. 영화는 숙명적으로 대중예술이지만 매체가 메시지다. 매체만의 것으로 표현한 영화들을 찾겠다"라고 설명했다.


바나 칼루제르치치는 "이렇게 큰 영화제에 초청 받는다는 건 큰 영광이다. 부산은 유럽에서 아시아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라며 "로테르담영화제에서도 가지고 있는 기준을 가지고 심사를 할 생각이다. 이 기준은 신진 감독들이 월드시네마에 미치는 영향력이다"라고 전했다.


인도 배우 카니 쿠스루티는 "처음에 제가 심사위원이라는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심사위원으로서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보겠다. 또 주제가 무엇인가 보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를 중점으로 보려 한다. 이런 과정들이 또 제게 큰 성장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카니 루스쿠티는 인도의 영화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인도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나라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제가 인도 전체를 대변하는 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현재의 인도영화는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 상업, 독립영화 모두 잘하고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새로운 방식도 있고 기술적인 측면도 다듬어지고 있다. 동시에 다양성도 품고 있다. 최근에는 OTT를 통해 인도의 영화가 전 세계에 소개되고 있다. 인도영화가 자체 언어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14년 전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서'로 부국제를 찾았던 주동우는 "부국제에 두 번째 참석하게 됐다. 처음에는 개막작 배우,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많은 분들과 교류하고 있다"라며 "저는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감성적인 접근, 이성적인 관심이 어우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부국제 참석하기 전 검색해 봤는데 제 14년 전 모습이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어린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변모한 것 같다. 시간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부산이 저의 성장을 지켜봐 준 것 같다. 14년 전에는 마냥 기쁘고 신기하게만 했는데 올해는 새로운 임무를 맡아 무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심사위원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주동우는 영화의 의미에 대해 "영화는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영화도 표현방식이 독특해 박찬욱 감독 등의 작품을 좋아한다"라며 "영화는 나의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며 나를 발전시켜 준다. 향후 내가 해야 할 영화를 확장시켜주는 게 제가 지닌 의미"라고 밝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