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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반영하는 국내 증시…美 대선 영향권 진입


입력 2024.10.24 17:32 수정 2024.10.24 17:33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철강·소재·중공업주 상대적 강세 전개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국고채 발행 부담↑

환율 1400원 육박…강달러 가속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재집권 시 수혜 예상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대선을 열흘 앞두고 당선 우세 후보에 대한 선(先)배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자본시장이 미 대선 영향권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른 파급력이 점쳐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철강·소재지수’는 이달(10.2~24)들어 18.99%(829.22→986.71) 오르며 이 기간 코스피 업종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200 중공업지수도 6.33%(852.95→906.90) 상승해 강세를 보였다.


지수 내 개별종목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HD현대중공업이 7.10%(18만4600→19만7700원) 오른 것을 비롯, HD한국조선해양이 4.32%(18만7700→19만5800원), 두산에너빌리티가 16.42%(1만7910→2만850원) 상승했다.


또 HD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템도 각각 3.79%(32만9500→34만2000원), 18.66%(5만3600→6만3600원) 올랐다. 고려아연의 경우 경영권 분쟁 영향으로 65.41%(68만8000→113만8000원)나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시장에서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수혜주로 분류된다. 코스피가 이달 0.47%(2593.27→2581.03)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약세장에 ‘트럼프 트레이드’만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는 방산·조선·원전·바이오시밀러 등을 트럼프 수혜 업종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공약과 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전통에너지에 대한 지원과 법인세 인하, 금융규제 완화 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결과가 분명해진 이후에는 신정부 트레이딩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공화당 승리시 수혜 분야는 조선·방산 업종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산 분위기다. 트럼프 후보 당선 시 통화정책 변화와 재정지출 확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국고채 금리 상승이 전망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고채 발행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인 23일까지 약 146조원의 국고채가 발행된 가운데 연말까지 11조4000억원 규모의 국고채가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내년 국고채 발행에 대한 반영 시점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0원 내린 1380.2원에 마감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날엔 1382.2원에 마감해 지난 7월30일(1385.3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 우세 전망 확대로 달러 강세 및 주요 아시아·남미 국가들의 통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며 “원화는 달러 강세와 일본 엔화의 약세 되돌림,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증시 부진 등이 겹쳐 1380원까지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 후보가 접전인 상황과 선거 이후 세부정책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선거 결과와 이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를 예단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트럼프 1기 출범 당시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 확대에도 신규 발행 채권의 평균 만기가 감소하는 등 당초 전망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 바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프라이싱을 시작한 모습”이라며 “선거 이전까지는 트럼프 수혜·피해주에 대한 판단은 케인즈적 주식 선택 방법, 즉 남들이 수혜주라고 생각하는 종목을 수혜주라고 판단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부연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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