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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휘는 엔씨, "비용 축소 사활…내년 재도약 약속"(종합)


입력 2024.11.04 18:21 수정 2024.11.04 21: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12년 만에 적자

신작 '호연' 마케팅비 대비 부진한 성적 거둬

연내 체질 개선 마무리…본사 인력 1천명대 감축

내년 자체 개발작 및 퍼블리싱작 통해 반등 약속

엔씨소프트 판교 R&D 타워 전경.ⓒ엔씨소프트

매출 혹한기를 맞은 엔씨소프트가 결국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대규모 마케팅비까지 투입해 야심 차게 출시한 신작들이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 회사는 연말까지 희망퇴직과 조직 분사를 통한 고정비 축소 작업에 속도를 내고, 내년부터는 스튜디오 체제 하의 속도감 있는 신작 출시로 반등을 꾀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2분기 출시한 신작 ‘배틀크러쉬’와 ‘호연’이 마케팅비 대비 부진한 성과를 낸 영향이 컸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질의응답에 들어가기에 앞서 부진한 실적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홍 CFO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두 공동대표도 현재 상황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으며 과감하게 변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과 각오로 여러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홍 CFO는 진행 중인 희망퇴직 등 내부 인력 축소와 개발 조직 분사 등의 체질 개선 작업을 반드시 4분기 내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 및 운영 조직을 쪼개 자회사 4곳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며 신규 프로젝트 3종의 중단 소식과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 및 희망퇴직 프로그램 시행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최근 계획 중인 희망퇴직과 분사 등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4000명대 중반 수준인 본사 직원 수는 3000명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홍 CFO는 “개편 작업은 4분기 중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비용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오는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나 빠르게 해소하지 않으면 내년까지 실망스러운 결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분사 조직에는 100% 자율성을 보장한다. 분사될 개발 조직은 TL, LLL, TACTAN(택탄) 등 신규 IP 3종을 활용한 신작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창출한 성과에 대해 확실히 보상하고 그렇지 않을 시 엄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식의 운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홍 CFO는 “개발 스튜디오 분사는 독립성과 전문성, 창의성 제고가 가장 큰 목적으로 신규 IP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기 위한 변화”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과 보상을 얼마나 명확히 하고 그 과정에서 얼만큼의 창의력과 도전 정신을 육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독립적인 조직으로서 자율성을 부여하며 그에 따른 책임감은 따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도감 있는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신규 IP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재도약에 나선다. RPG(역할수행게임), 전략, 슈팅, 서브컬처 등 여러 장르의 게임이 개발에 한창이다. 이중 리니지 IP를 활용한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가 가장 빠르게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홍 CFO는 “4분기 출시할 저니 오브 모나크를 통한 의미 있는 재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이온2, LLL, 택탄 외에 투자한 빅게임스튜디오에서 브레이커스를 선보일 것이다. 기존 IP 기반의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신규 장르 게임 1종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로버게임즈와 빅게임스튜디오 외에 국내외 개발사 2곳과 협력해 퍼블리싱 라인업도 강화한다. 좋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퍼블리싱 전문가도 영입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엔씨 아메리카 수장으로 15년 경력의 퍼블리싱 전문가 진정희 대표를 선임했다. 아레나넷, 엑스박스 스튜디오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담당했던 크리스틴 콕스 등도 충원했다.


신작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차기작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인 만큼,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설명도 이어졌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MMORPG에 편중된 회사라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퍼즐, 대전액션, 스위칭 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시도를 단행했으나 전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홍 CFO는 “저희 회사에 계시는 개발자들이 MMO에만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니다. 밖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개발 역량 등에 대한 불안은 안 하셔도 될 것”이라며 “외부 스튜디오를 통한 개발 및 퍼블리싱에도 중점을 두려고 하고 있으며 내외부 스튜디오 간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홍 CFO는 “어려운 시간이지만 2025년부터는 시장과 투자자분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련 과제들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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