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법부 독립과 공정 지켜나가겠다"
단기적으로는 호재…장기적으론 '파고'
"극단적 탄핵 공세 대응 전략 고민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선고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돼 의원직을 잃게 되고, 오는 2027년과 2032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중형이 선고되면서 국민의힘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부진, 윤·한 갈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여당이었지만, 오랜만의 희소식에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어제 민주당 정권 5년간 뭉갠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더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아무리 거대 야당의 힘으로 방탄의 둑을 겹겹이 쌓아도 정의의 강물을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 무죄와 방탄을 위한 무력시위와 선동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비겁한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 (이 대표는) 조용히 25일 위증교사 재판을 지켜보기 바란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이어 "옛말에 선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고 악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다는 말을 유념하기 바란다"며 "공직선거법 재판은 1심 선고 후 3개월 이내에 2심 판결을 확정 짓게 돼있다. 1심 판결이 오래 지연돼 온 만큼 사법부는 조속히 재판을 매듭지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여당 의원들도 모두 반색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 최종심에서 극적 부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거론하는 일부 야당 의원을 겨냥해 "이재명의 죄상과 트럼프의 죄상은 다르다"며 "이 대표의 부활과 같은 꿈은 그저 헛꿈"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의원은 "민심이 이겼고 법치가 승리했다"며 "전과 4범도 모자라 전과 5범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탄 범죄자 이재명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 정치에서 '제명'돼야 할 적폐"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의원은 "증거와 법리를 고려할 때 당연한 결과"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힘으로 판결을 뒤집는 것은 이제 안 통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대출·이철규·박수영·김용태 의원은 잇달아 페이스북에 "사필귀정"이라며 이 대표 1심 선고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일단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중형 선고는 여권에는 희소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여권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은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향후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경우 자신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 전에 윤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거나 탄핵해서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하에 '판을 뒤엎으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에 "이번 선고는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야 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국민의힘에 대단히 큰 호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11월 한 달은 국민의힘 내부는 축제 분위기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균열을 유도할 수 있는 공인도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일부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여사에 대해서는 엄격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무르다' '형평이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오는 25일 선고가 지나면 나올 수 있다"며 "사법적 측면에서 특감은 넘어갔지만, 특검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 요구될 것이고, '이재명 대체제'였던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수 있는 여러 파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심 판결까지 나오면 정치적 공세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해 끌어내리겠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를 어떻게 대응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겠지만, 우선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 대표가 중형을 받은 만큼 탄핵을 외치는 야당의 목소리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