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샛별마을 등 3만6000가구 선도지구 지정
단기적인 공급 안정 효과 제한적…입주까지 시간 걸려
“구역별 사업 진행 속도도 차이날 수 있을 것”
정부가 27일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에 나설 13개 구역을 선도지구로 선정했다.
1기 신도시 전체 정비 물량 30만가구의 약 10%인 3만6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지정해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관리처분계획을 거쳐 윤석열 정부 임기 내인 2027년 이주와 착공에 들어간다. 2030년 첫 입주가 목표다.
이처럼 1991년 처음 입주한 1기 신도시 재건축이 33년 만에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선정한 선도지구 가운데 분당 선도지구가 3개 구역 1만948가구로 가장 많았다.
분당에서는 샛별마을(동성·라이프·우방·삼부·현대빌라)과 양지마을(금호1·청구2·금호한양3·5·한양5·6·금호청구6), 시범단지(우성·현대·장안건영3) 등이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선도지구 수준의 지원을 받는 목련마을 빌라 단지를 더하면 분당에서만 재건축되는 물량이 1만2055가구다.
일산에서는 백송마을(1·2·3·5단지)와 후곡마을(3·4·10·15단지), 강촌마을(3·5·7·8단지) 등 3개 구역, 총 8912가구가 선도지구가 됐다.
연립주택인 정발마을 2·3단지 262가구까지 포함하면 9174가구로, 분당 다음으로 가구 수가 많다.
평촌의 경우 꿈마을(금호·한신·라이프·현대)과 샘마을(임광·우방·쌍용·대우·한양), 꿈마을(우성·건영5·동아·건영3) 등 3개 구역, 5460가구가 선도지구에 해당한다.
중동은 반달마을A(삼익·동아·선경·건영)와 은하마을(대우동부·효성쌍용·주공1·2) 등 5957가구가, 산본은 자이백합·삼성장미·산본주공11(2758가구), 한양백두·동성백두·극동백두(1862가구) 등 4620가구가 재건축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이 중장기적인 주택 수급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은 향후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안정과 노후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주요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계획된 타임라인대로 진행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수도권의 주택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장 내년부터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 감소가 현실화하는 만큼 단기적인 공급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향후 추진 과정에서도 이주대책, 추가 분담금에 따른 주민 갈등 등 변수가 많아 정부가 내건 2030년 입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김 위원은 “우선 지역별 특성에 따른 복합 개발 도입, 스마트 기술 적용을 통한 비용 절감 등 사업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실질적인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분담금 수준에 따라 구역별 사업 진행 속도가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사업성 개선을 위한 대책이 선행돼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지정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막상 정비사업을 통해 입주 가능한 공급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