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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계엄 당일 '조퇴'…내란죄 폭동 해석에 "동의할 위치 아냐"(종합)


입력 2024.12.18 11:45 수정 2024.12.18 15:05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이복현 "사전에 몰라, 일어나선 안 될 일"

김병환 "사전 국무회의 참석 통보 못 받아"

탄핵 정국에도 '밸류업' '민생회복' 강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맨 오른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계엄 당일 개인적 사정으로 조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계엄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당일 밤 11시 전후로 알게 됐다며 부인했다. 다만 내란죄에 동의하냐는 야당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 원장은 이날 비상계엄 시점 관련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지난 3일 밤 11시 전후로 알았다"며 "경제부총리가 금융팀을 소집해 그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일 조퇴에 대해 민 의원이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그렇지 않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서너시쯤 조퇴해 칩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비상계엄은 방송을 보고 알았고, 국무회의에 참석하라는 통보는 못받았다"고 말했다. 국무회의 대상에서 금융수장을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국무회의에서 의결권은 없고 발언권만 있다"며 "의결이 필요한 상황이라 국무위원만 대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지 않냐. 계엄 당일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하는 박상혁 민주당의원 질의엔 "매우 놀랐다"며 "빠른 시일 내 금융위원장을 모시고 빨리 시정조치를, 뭔가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도 "많이 놀랐고 일단 시장 걱정을 했다"며 "보도를 본 직후인 오후 10시 50분쯤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가 열린다고 통보를 받고, 연희동 근처 집에서 차를 몰고 갔다"고 했다.


박 의원이 '대통령이 경제를 아예 송두리째 망가뜨리겠구나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냐고' 재차 묻자 이 원장은 "그 시점에는 어떤 판단을 하기보다는 당장 놀랐고, 외환시장이 열려있어 잘 대응할지에 집중했다"면서도 "어쨌든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 폭동'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그런것을 동의하거나 말거나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이 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낫다"고 말하며 탄핵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연구원)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무장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내부 진입과 경찰의 의사당 출입 봉쇄는 형법이 정한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 연구기관이다.


정국 혼란에도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했다는 지적에는 "현실적으로 내년 6월 이후, 경우에 따라서는 9∼10월이 돼야 금융당국의 리더십이 마련될 텐데 그때까지 시장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인사 사유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꼭 보고드려야 할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날 계엄에 대한 폭풍 질의를 받으면서도,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금융대책으로는 결국 밸류업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이 원장도 "지금 해외 투자자들이 주식 포지션을 조정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계속 추진되지 못할 거라는 우려 때문"이라며 "국회와 당국에서 신뢰라든지 좀 더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민생회복을 위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은행권과 협의중이고 이달 발표할 것"이라며 "연말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연말 회식이 있다면 계획대로 하라는 메시지도 계속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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