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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지우기' 후 첫 흑자전환…본업에 다시 힘


입력 2024.12.20 07:25 수정 2024.12.20 07:2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60년 오너 경영에서 한앤코 체제로

“수익성 주력”…20분기 만에 흑자 전환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의 모습.ⓒ남양유업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리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출범 후 20분기 만에 흑자에 성공했다. 사업 수익성을 떨어드렸던 외식사업을 과감히 손질하고, 본업인 유업과 음료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억860만 원, 당기순이익은 4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3분기 이후 2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남양유업의 누적 영업적자는 3374억 원에 이른다.


이번 흑자 전환은 지난 1월 말 한앤코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전개한 수익성 강화 중심의 경영전략이 주효했다. 파트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외식업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사업구조 재편, 원가 및 비용 절감 등 경영 쇄신 활동을 추진한 결과다.


남양유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4월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회사가 휘청였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남양유업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고, 가뜩이나 안 좋았던 민심은 더욱 악화됐다.


여기에 앞서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폭언한 사실 등이 알려짐과 동시에, 2019년에는 홍 회장이 경쟁업체 제품의 안전성 등을 의심하는 비방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며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바 있다.


남양유업은 돌파구 마련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한앤코와의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정상 경영이 급선무가 됐다. 또 소비자와의 신뢰회복을 통해 실추됐던 기업 이미지를 되찾고 신사업 발굴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해야만 했다.


이에 한앤코는 경영권을 인수하면 홍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흔적을 지우고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에 본격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임신육아교실 행사, 대리점과 상생을 위한 각종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소비자 마음 돌리기에 주력했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원유·분유 등의 기업간거래(B2B) 납품을 늘리고 해외 진출도 모색도 적극적으로 도모했다. 이와 더불어 경영권 분쟁으로 경쟁 업체보다 뒤처진 건강기능식품 등의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부진한 외식 사업 철수해도 속도를 냈다.


남양유업, 백미당 타임스퀘어점ⓒ남양유업

대표적으로 한앤코는 최근 외식 사업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일치프리아니’,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 수익 기여가 적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매장을 순차적으로 종료했다. 남양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를 출시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만 한앤코는 2014년 론칭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백미당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0월 별도 법인 ‘백미당아이앤씨’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론칭 10년만에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백미당 타임스퀘어점을 시작으로 백미당 본점, 강남358점, 삼청점 등 전국 백미당 매장 전체를 연내에 리뉴얼 할 계획이다. BI를 새롭게 교체하고 이를 매장 인테리어와 부자재에 적용해 통일된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베이커리 제품군도 대거 늘리고 있다. 백미당은 기존에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모나카를 판매해왔는데, 또다른 시그니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빵 제품을 출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유기농 우유가 들어간 ‘얼그레이 밀크티’ 등도 함께 선보였다.


특히 10년 넘게 오너리스크에 휘청였던 회사인 만큼 준법 경영을 통한 투명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을 시작으로 올해 5월 준법 윤리 경영을 위한 대표집행임원 직속 ‘준법경영실’을 신설했다. 8월에는 ‘준법 윤리 경영 쇄신안’을 발표하고 각계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 위위회’를 출범했다.


또한 홍 전 회장 일가와 거리를 두며 흔적 지우기에도 나섰다. 지난 11월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관련 허위 광고로 벌금형을 받은 사안에 대해 "항소 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홍 전 회장 일가의 미술품 소유권 분쟁에 대해 사실관계를 적극 해명한 바 있다.


신사업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 론칭한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은 시장 후발주자지만 오프라인 시장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편의점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올해 상반기 액상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외식사업에서의 선택과 집중은 물론 미래성장동력으로 단백질 음료 등 신사업에 열중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맛있는우유GT 등 회사가 보유한 파워브랜드 및 스테디셀러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계획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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