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복귀, 의대 정원 조정 등 해결해야할 현안 산적
비급여·실손보험 개편 등 정부 의료개혁 관련한 소통 불가피
'의료계 한 목소리'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을 뽑는 결선 투표가 7일부터 이틀간 치러진다. 지난 주 열린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 김택우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 맞대결이다.
지난 2∼4일 회장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데 따라 5명 후보 중 1·2위인 김택우·주수호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다. 당시 총 2만2295표 가운데 김택우 후보가 8103표(27.66%), 주수호 후보가 7666표(26.17%)를 각각 차지했다. 두 후보의 표 차는 불과 437표로, 결선에서도 접전이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둘 중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의정갈등 장기화 상황에서 정부에 강경대응 기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의정 갈등 국면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고,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표했다.
결선행이 확정된 후 김 후보는 정부를 향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3월에 새로 시작되는 신학기 문제"라며 "2025학년도에 수업받아야 하는 학생은 2025∼2026년에 나눠서 받도록 하고, 2026년 의대 모집은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누가 되든 대정부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관측하면서도, 현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차기 회장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의협의 전열을 정비하고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또 아직도 의료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는 물론,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들이 각각 수련병원과 학교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의료계에 어떤 안을 내놓을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의협이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만큼 의료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도 회장이 지게 된다.
당장 오는 9일 토론회를 통해 초안이 공개될 비급여·실손 보험 개편안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과제들도 의료계엔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부와 의료계의 소통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 속에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이틀간 결선 투표를 마치고 8일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곧바로 취임해 2027년 4월 30일까지인 임 전 회장의 잔여 임기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