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출국했다.
이정후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출국, 시즌을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다.
취재진 앞에 선 이정후는 “100% 몸 상태다. 완벽하게 회복했다. 구단에서 훈련을 일정을 짜서 줬고, 귀국 이후 트레이너도 한 명 파견했다. 매일 트레이너가 상황을 보고하고, 구단에서도 매주 프로그램을 바꿔서 운동 일정을 줬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거의 다 했다. 배팅볼 타격 훈련도 했다”며 "지난 시즌 다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안 다치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팀에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욕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작년에 다쳤을 때를 돌이켜보면, 그 전에 파울 타구에 맞아 이틀 정도 못 나가다가 다시 출전한 경기였다"면서 "경기에 나가면서 스스로 의욕이 생기는 것을 느낀 그날에 다쳤다. 그렇기에 올해도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 말대로 지난 시즌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KBO리그 2023시즌을 마친 뒤 이정후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2억원)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아시아 선수 포스팅 최고액.
기대만큼 성적도 괜찮았다. 그러나 오래 뛰지 못하고 시즌을 일찍 접었다.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0.641.
지난해 5월13일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MLB(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 1회초 수비 도중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올랐다가 펜스에 강하게 충돌한 뒤 교체 아웃 됐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이정후는 왼쪽 어깨에서 '구조적인 손상'을 발견했고, 6월 초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아버지 이종범도 이정후 부상 이후 줄곧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뛰어난 선수도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 소용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능력이다”라고 말해왔다.
데뷔 시즌 드러난 단점 보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정후는 "쉬는 동안 배팅 영상을 정말 많이 봤고, 뭐가 문제였는지 파악했다. 뜬공이 왜 많이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원인도 알았다.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빨리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야구에만 집중한 이정후는 유튜브 방송이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도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정후는 "유튜브 방송을 하는 많은 선배님들께서 좋은 취지로 불러주셨다.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제 상황을 말씀드렸다. 다 이해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현지에서 몸을 만들고 다음 달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