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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글로벌 증시 정책변수 주시...불확실성 완화 기대감도


입력 2025.01.21 07:00 수정 2025.01.21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1기때보다 재정여력 감소...“취임 초기 허니문 어려워”

국내 증시 관세정책 불안감 여전…점진적 상승 시각도

베트남 ‘흐림’-인도 ‘맑음’...투심 진정 속 엇갈림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 변수에 따라 국내외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재개되더라도 파급력이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향후 실제 시행될 정책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열고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면서 국제 정세와 무역, 통화정책 기조는 대전환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반영됐으나 2기 초기에 또다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온 만큼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우려와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이 악재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재정 여력도 감소한 상황이다. 트럼프 1기 초기 미국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1%였으나 현재는 7.4%로 늘었다.


1기 초기와 달리 감세보다 관세·이민 등의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감세는 의회 동의를 통해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임 초기 허니문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 1기 초기였던 2017년과는 정치적, 경제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대신 트럼프 취임 초기에 정책 불확실성이 상승한 이후 협상을 통해 점차 낮아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출 중심의 구조를 가진 국내 증시는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행정 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부분으로는 관세와 에너지 정책이 거론된다.


다만 증권가는 관세 정책의 이행 가능성은 높지만 미국 내 물가 우려와 재정 확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단기에 급진적인 보편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임 초기 관세 정책은 급진적인 적용보다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협상 과정에서 관세에 관련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전장 대비 3.50포인트(0.14%) 내린 2520.05로 마감한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신흥국 증시의 경우, 트럼프 1기 시절 과거 관세 전쟁으로 공급망 흐름 재편의 이익을 봤던 베트남이 2기 체제에선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시선이 있다. 시장은 지난해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3대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의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우려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지난해 GDP 대비 미국으로의 수출 규모가 2.3%에 불과해 미국 무역 의존도가 낮고 경제 지표의 펀더멘털(체질) 개선도 점차 확인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인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약값 인하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2기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인도는 현재 미국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점유율 45% 이상의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 제네릭 의약품 수요가 증가할 경우 직접적인 혜택이 예상된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증시는 트럼프 취임 후 상반기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진 뒤 이후 반등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인도 제조업과 민간소비 등 지표들이 회복하고 있고 인도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미국 정책 변화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트럼프 2기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진 한편 취임 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하고 있다. 이미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권이 바뀌면 여러 측면에서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작년 11월 미 대선 이후 내성과 학습효과를 시장이 체득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오히려 정책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약화될 것”이라며 “정책 시행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불안심리가 진정되는 것만으로도 피해 국가들의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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