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설 앞두고 망원시장 찾아 '민생 행보'
'이재명식 포퓰리즘' 때리며 경제 유능성 부각
당내서도 지지율 상승에 경제·민생 집중 목소리
"이재명 계속 악수…경제 위기 극복 보여줘야"
국민의힘이 민생 현장을 찾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포퓰리즘 정책들을 향한 공세를 펼치면서 여당 면모 회복에 나섰다. 최근 지속된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경제·민생에 집중하는 행보를 통해 중도·외연 확장 시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했다. 지도부는 약 20분간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상점에 들러 축산품·수제한과·참기름·들기름·귤·대게 세트 등 물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했다.
이 같은 행보는 앞서 국민의힘이 정부와 함께 약속한 민생 살리기 행보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9일 정부와 여당은 '설 성수품 가격 안정 및 소비 진작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의 할인율을 15%로 상향하고, 발행 규모도 5조5000억원으로 늘리는 등 내수 경기 활성화 촉진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며 "요즘 소비가 굉장히 위축돼있는데 정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했다. 이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해서 우리 전통시장이라든가, 상점가에서 10만원을 쓰면 3만원을 환급받는다. 소상공인들 도와주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여권 지도부의 현장 행보가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이재명 대표와의 차별화를 더 부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 성장 △기업경쟁력 △자본시장 선진화 △한미동맹 강화 등의 메시지를 꺼내든 바 있다.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이 대표는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냐.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이 대표의 주장에 반박을 가하면서 대(對)여론전을 펼쳤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년 내내 정치투쟁·이념투쟁에 골몰했던 이재명 대표가 그동안의 기조와 정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점이 다소 의아스럽다"고 꼬집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정 성장, 기업경쟁력, 자본시장 선진화, 한미동맹 강화 등을 주장했다"며 "이 대표가 오늘 회견의 '진실성과 진정성'을 국민 앞에 입증하려면 그동안 주장해 왔던 기본 소득, 기본 주택, 지역 화폐 등 '포퓰리즘성 기본사회 시리즈'부터 폐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어제 민주당이 전북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직후 오늘 이 대표는 '기본소득을 재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국민을 조롱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한다는 건지, 만다는 건지 떼쓰는 모습이 가련할 지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의 움직임을 정치적 악수에 이어 경제적 악수라고 몰아붙이는 국민의힘 내부에선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6.4%로 37.3%인 민주당과는 9.1%p의 격차를 나타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지율에 쫓기면서 이재명 대표가 외연 확장을 위해 이것저것 담은 회견을 준비한 것 같은데 자기가 밀어붙이던 기본소득까지 버린 건 악수"라며 "지금껏 이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황당함을 느낄 것은 물론이고, 급조된 경제 정책이나 관념에 지지를 옮길 중도층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시중은행장을 소집하고 하면서 경제계쪽에서도 미움을 산 것으로 아는데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정중동으로 움직여 경제를 챙겨야 한다"며 "정책적인 측면에 집중하면서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주겠단 걸 보여주면 국민들은 분명히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