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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만나 '실리' 제대로 챙긴 트럼프…우리도 긴장


입력 2025.02.09 06:00 수정 2025.02.09 06:0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트럼프, 미일 첫 정상회담서 관세·방위비 등 압력

이시바, 관세 정책 대응 위해 '선물 보따리' 안겨

비슷한 처지 놓인 우리나라 또한 자유롭지 못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면전에서 그의 대선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평가받는 총기 피격 이후 성조기 아래에서 주먹을 불끈 치켜들고 있는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관세 정책과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을 거침 없이 거론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우리나라 또한 이와 비슷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커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문제, 방위비와 관련해 압력을 가하겠단 의향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대부분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가 될 것"며 "다음 주 월 또는 화요일에 회의를 거쳐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국가가 우리에게 그렇게 많이 부과하면 우리도 그만큼 부과하는 방식"이라면서 "매우 상호적이다. 이것이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금일 '상호 교역(reciprocal trade)에 대한 행정명령 서명 여부에 대한 질문에 "상호 교역에 대해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투자액을 1조 달러(약 1455조 원) 규모로 확대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등 미국에게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방위비 증액 필요성 또한 앞세우며 직접적인 압박에 나섰다. 양국은 일본이 오는 2027년까지 방위비를 지난 1기 때와 비교해 2배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2024년 기준 방위비 예산은 GDP의 1.6%였는데, 이를 2배로 증액하면서 GDP의 약 3%까지 오를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산했다.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우리도 이 모든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나라 역시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미 무역흑자국이라면 트럼프 상호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7위로 상호 관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주력 산업에선 반도체·철강·바이오제약 등이 상호 관세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관측이 그간 나왔었다.


방위비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우리나라가 5배 많은 방위비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최근에는 우리를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부르며, 우리가 부담해야 할 방위비가 지금의 9배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목되는 것은 방법과 수위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방위비 협정(SMA·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2026~2030년 적용될 제12차 SMA 협정을 체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하고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방위비 분담금 증액 카드로 활용했는데, 이번에는 관세 부과를 주한미군 철수로 대체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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