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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성남 은행주공’ 찍고 분당까지…두산 vs 포스코 ‘수주전’ 뜨겁네


입력 2025.02.14 16:03 수정 2025.02.14 21:52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성남 은행주공 조합, 16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

용적률 116%, 높은 사업성에 경쟁 치열…양사 CEO 현장 출동

“이익보단 홍보 효과”…공사비, 두산 653만원·포스코 698만원

성남 은행주공아파트가 경기권 재건축 최대어로 떠오르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성남 은행주공아파트가 경기권 재건축 최대어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성남 은행주공에 도전장을 낸 가운데, 시공사 선정 일정을 코앞에 두고 수주전이 과열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4일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오는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개최된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 재건축은 현재 1900여가구를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3198가구 규모로 건설하는 사업이며 예상 공사비는 약 1조2000억원이다.


지난 2018년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으나, 3.3㎡ 당 공사비를 445만원에서 659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며 지난해 4월 시공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지난 6일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가 나란히 현장을 챙기고 양사가 파격적인 공사 조건을 내세우는 등, 경기권에선 이례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로 전환돼 눈길을 끈다.


두산건설 홍보관 내부 모습. 두산건설은 하이엔드급으로 지어질 주택 내부 모습을 홍보관에 구현해뒀다.ⓒ두산건설
‘강남’도 찬바람 부는데…성남 은행주공, 사업성은?


최근 건설업계에선 정비사업 선별수주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자재비와 금융비용, 인건비 등이 고공행진하자 사업성이 담보된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 내 강남권 내에서도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고 있는데,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은 지난 1월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4구역을 잇는 수주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 단지는 현재 116%인 낮은 용적률이 250%까지 높아지며 1000가구가 넘는 일반분양 물량이 확보되는 등 높은 사업성을 자랑한다.


특히 성남 은행주공 수주 시 성남의 구도심과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는 분당은 물론 위례신도시와 서울 송파구까지 진출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도 수주전을 가속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성남 은행주공은 서울과 수도권에 홍보 효과가 큰 사업지다”며 “수도권에 랜드마크 단지를 짓는 홍보 효과를 고려해 과감히 이익을 낮추고 하이엔드급으로 아파트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신속하게 사업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성남 은행주공은 사업성이 뛰어날뿐 아니라 빠른 착공이 가능한 현장”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선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사업지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홍보관에 조성된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 재건축 모형도.ⓒ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더 제니스’vs‘더샵’…수도권 공사비가 ‘600만원’대


이번 수주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양사가 내건 공사비다. 양사가 3.3㎡ 기준 600만원대의 공사비를 써내자, 조합 안팎에서는 현실성 있는 금액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양쪽 모두 낮은 공사비를 제출했다. 최근 공사비가 많이 오르는 추세인데 해당 공사비가 착공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 지가 의문”이라며 “이미 공사비로 시공계약을 해지한 경험이 없어 합리적이면서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이익을 상당부분 포기하기는 했지만, 랜드마크 건설에 대한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두산건설은 3.3㎡당 공사비로 653만원, 공사기간으로 51개월을 제시하면서 아파트 브랜드로는 하이엔드급의 ‘더 제니스’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이는 과거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659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두산건설은 계약일로부터 2년간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착공 이후 공사비 변경은 없다는 조건까지 내놨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저희가 제시한 공사비가 덤핑 수준의 낮은 가격은 아니다”며 “홍보 효과를 고려한 가격이고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금액을 산정해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공사비 증액에 따른 갈등 우려에 대해서는 “조합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저희가 자발적으로 제안한 금액”이라며 “두산건설은 65년의 업력이 있고 앞으로도 수주활동을 해나갈텐데 계약서에 담긴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보다 현실성 있는 공사비를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공사비는 두산건설보다는 높지만 3.3㎡ 당 698만원으로 낮은 수준의 공사비를 써냈다. 공사기간은 59개월, 아파트 브랜드는 ‘더샵’을 적용하기로 했다.


계약일부터 실착공 때까지는 물가 인상분이 공사비에 반영되고 실착공 후에는 물가상승률이 연간 5.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공사비를 반영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조합 사업비의 한도를 8900억원으로 설정하고, 그중 24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하는 한편 발코니 옵션 수익 및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도 조합이 가져가도록 하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경쟁사보단 과거 시공사 대비 우수한 조건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며 “예전 시공사가 증액한 공사비에 저소음 공법이나, 유이자로 전환된 사업비 대여 과련 비용을 산정하면 실질적인 공사비는 3.3㎡당 715만원인데 이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분도 처음엔 실착공 후 2.5%를 초과하는 인상분을 공사비에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5.0%로 높였다”며 “불필요한 공사비 논란을 방지하고자 산출 근거도 최대한 세세하게 조합에 제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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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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