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 영어권 주요 출판사와 계약
일본 내 한국 에세이 인기
한국 에세이가 글로벌 독자들에게도 ‘통하고’ 있다. 억대 선인세를 받고, 영어권 주요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일상부터 고민까지. 한국 작가들이 담아내는 ‘진솔한’ 이야기가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힘이 되고 있다.
김하나·황선우 작가가 쓴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는 최근 영국 펭귄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하위 출판 브랜드) 더블데이(Doubleday), 미국 하퍼콜린스의 임프린트 에코(Ecco)와 각각 계약을 맺었다.
출판사 이야기장수에 따르면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는 더블데이와 에코와 모두 10만달러 이상의 선인세를 지급하는 프리엠트(Pre-empt) 방식으로 계약했다. 프리엠트란 다른 출판사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초반에 높은 선인세를 제시해 계약을 성사시키는 방식으로, 한국의 에세이가 이러한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은 이례적인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는 혈연이 아닌 동거 형태로 함께 살아가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인데, 지난해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가족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한국 여성작가의 책’이라고 소개됐었다. 한국의 두 여성이 담아낸 특별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해외 독자들에게도 ‘닿은’ 셈이다.
지난해 말 윤이나 작가의 에세이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가 억대 선인세를 받는 조건으로 세계 5대 영어권 출판사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트랜스월드에 판권을 수출했다는 소식도 전해진 바 있다. 대만에서 ‘나의 라면 타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이후 영국에서도 독자들을 만나게 된 것.
라면이라는 한국의 음식을 소재로 하면서, 동시에 ‘한 끼’의 가치를 조명하는 도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혼자 사는 여성의 삶에 대한 고찰까지 담아내며 한국 여성이 고민이 해외 독자들의 고민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줬었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에세이가 인기를 얻고 있다.‘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가 일본 내에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서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이 일본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었다.
‘한국적인’ 것이 해외에서도 하나의 ‘트렌드’가 된 가운데, 한국의 정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에세이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한 관계자는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의 인기 배경에 ‘한식’이 있었다고 분석이 되는 것처럼 한국의 문화 또는 정서를 실감할 수 있는 한국 에세이를 향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처럼 두 여성이 함께 사는 평범하지만, 독특한 일상부터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속 누구나 공감할 법한 삶의 태도에 대한 고찰까지. ‘보편적인’ 소재로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한국 에세이의 힘이 곧 해외 독자들까지 아우르며 ‘에세이’가 확대해 갈 영향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