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법, 與 '주52시간 예외' 몽니…합의 부분 우선 처리하자"

18일 반도체특별법 관련 페이스북에 입장

"민주당이 하자는 것은 발목 잡겠단 것이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도체특별법이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것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 책임을 국민의힘으로 돌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반도체특별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 통과가 국민의힘의 반대로 불발됐다"며 "'주52시간 예외 조항' 없이 어떤 것도 합의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몽니로 국가의 미래가 걸린 '산업 경쟁력'이 발목 잡히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전날 국회 산자위 소위에서 국민의힘은 반도체특별법에서 주요 연구 개발 분야 근로자에 대해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제를 예외 적용하는 특례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업계 지원 방안을 담은 법안을 우선 처리한 뒤 해당 조항을 논의하자고 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계엄으로 국가경제를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고도 부족하냐"라며 "반도체산업이 망가지더라도 민주당이 하자는 것은 기어코 발목 잡아야겠다는 것이냐. 그러고도 어떻게 공당이라 할 수 있느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성장과 분배가 상호 보완 관계이듯 기업 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주52시간 예외는 노동 총량을 유지하되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로 시간 조정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도체특별법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에 봉착한 반도체산업을 살릴 지원 조항들이고, 이미 여야 모두 합의했다"며 "위기에 놓인 반도체산업과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견 없는 부분부터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 촉구한다. 부디 더는 조건 붙이지 말고, 합의 가능한 반도체특별법부터 우선 처리하자"며 "민주당은 국민의 삶에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3일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사실상 유연성 확보에 동의했는데 불과 2주 만에 입장을 또 바꿨다"며 "요즘 들어 성장을 외치는데 정작 성장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거짓말 리스트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 혁명에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묶어놓고 어떻게 성장을 얘기하고 미래산업 육성을 입에 담을 수 있느냐"라며 "육상선수 발목에 족쇄를 채워놓고 열심히 뛰라고 응원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한때 반도체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주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정책디베이트'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내가 사실 노동계에 가깝지만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도 살고, 지금은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주52시간 예외 조항에 긍정적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노동계와 당내 반발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은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신설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