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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유럽 빠진 종전협상…'한국 패싱' 걱정된다


입력 2025.02.20 15:40 수정 2025.02.20 15:44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미러, 우크라이나·서유럽 배제 고위급 회담

한미 고위급 소통에 '패싱' 해소되나 했지만

"한국, '서울패싱' 불안 상당히 높을 것"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디리야 궁전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사우디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날 사막 왕국은 미·러 회담을 주최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며 한국 패싱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동맹 국가들이 배제됨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같은 처지에 당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하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우리가 '패싱' 당할 수 있단 우려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대사는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종전협상을 벌인 것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서울 패싱'에 대한 불안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가 진행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트럼프가 대서양(유럽)과의 관계를 다소 경시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왜냐하면 그는 태평양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패싱' 여부는 아시아 정책을 담당하는 미 행정부에 누가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동맹국들을 배제한 채 고위급 회담을 열고 종전 협상을 벌인 것처럼,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경우 정작 안보 위협의 당사국이자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 당할 수 있단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미 고위급 소통이 물꼬를 텄지만, '한국 패싱'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을 제외한 채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핵화 논의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핵 군축이나 핵 동결 등 '스몰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미국과 정상급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대응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외교 조율을 위해서는 탄핵 정국을 조속히 수습하고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교 대응 체계를 복원하고 대미 외교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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