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바이러스연구소, 세계적 학술지 '셀'에 논문
연구진 "위험 과장돼선 안 돼… 모니터링 필요"
韓질병청 “정황증거 없어 확대 해석 자제해달라”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이 있는 '신종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18일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셀‘(Cell)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HKU5-CoV-2)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처럼 박쥐에서 사람으로 인간 수용체를 통해 침투할 위험이 있는 만큼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인간 세포에 쉽게 침투하지는 못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201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 세계에서 환자 2600명을 감염시킨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계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연구진은 새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인간에게서 검출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확인된 것일 뿐"이라며 "인간 집단에서 출현할 위험이 과장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2019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해당 연구소의 실험 과정에서 유출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정리 박사는 중국에서 '배트우먼‘(BatWoman)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쥐 바이러스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국내 방역 당국은 24일 확대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신종병원체분석과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실험실에서 세포를 이용해 구조 분석이나 세포 간의 결합력 정도를 분석한 것"이라며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정황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확대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