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규칙 아무도 안지켜…EU도 철강산업 방치 할 수 없어"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로 값싼 중국산 철강이 대거 밀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철강 수입량을 제한하기 위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한 긴급 대응책 성격이지만, 한국 철강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19일 오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철강·금속 산업행동계획' 기자회견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아무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EU만 자국 산업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부터 수입을 1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세계적 과잉 생산에 대한 철강 보호 조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아시아 등 다른 지역 업체들과 경쟁하는 유럽의 철강 기업들은 미국에서 (관세를 피해) 우회한 값싼 제품들이 역내로 유입되면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는 EU가 2018년부터 철강 제품 26종에 쿼터제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물리는 조치다. 한국을 비롯해 국가별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 할당량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EU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책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철강 수출국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EU 전체 철강 수입국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철강업계는 여러 철강제품 중에서도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품인 열연 및 합판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