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탓도 못하는 홍명보호…3월 A매치 최악의 졸전

전반 5분 이재성 선제골 지키지 못하고 또 실점

4경기 연속 실점 이어간 수비진이 최대 고민거리

승리하는 법을 잊은 홍명보호.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정상적인 잔디에서 경기를 펼친 홍명보호가 다시 한 번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요르단과의 8차전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4승 4무(승점 16)를 기록한 대표팀은 B조 1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3월 A매치 2경기를 모두 승리했다면 조기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에 2경기 2무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초반 분위기는 대표팀의 몫이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강하게 전방 압박을 가한 대표팀은 계속해서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쇄도해 들어간 이재성이 왼발을 살짝 갖다 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7월 대표팀 감독직에 부임한 홍명보호의 최단 시간 득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종전 최단 시간 골은 지난해 9월 오만과의 원정경기서 전반 10분 벼락같은 중거리 슛을 터뜨린 황희찬의 득점이었다.

이재성 역시 요르단 킬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재성은 지난해 10월 대표팀이 2-0 승리했던 요르단 원정서 전반 38분 결승 선제골을 팀에 안긴 바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전반 30분 마흐무드 알 마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A매치 4경기 연속 실점하는 순간이었다.

3경기 연속 1-1 결과를 낳은 대표팀.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홍명보호는 지난 10월 이라크와의 홈경기서 2실점(3-2 승), 11월 쿠웨이트 원정서 1실점(3-1 승), 곧바로 이어진 팔레스타인 원정서 1실점(1-1 무), 그리고 지난주 오만과의 홈경기서도 1-1로 비겼다.

이후에도 요르단은 최전방 공격수들의 뛰어난 개인기와 빠른 발을 이용해 수시로 대표팀 수비진을 괴롭혔다. 특히 수비수가 앞에 있음에도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 포백 라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반면, 대표팀의 공격은 후반 들어 무뎌진 창과 같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경이 빠지고 양민혁이 투입됐으나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고, 원톱에 선 손흥민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최전방서 고립된 모습을 보였다.

공격 작업 또한 단조로웠다. 전방 공격수들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벗겨내기 위해 수차례 손을 들고 패스를 요청했으나 후방에서 날카롭게 찔러주는 패스를 보기 힘들었다.

한편, 우려했던 잔디는 다행히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수원월드컵 경기장은 지난해부터 지반과 배관 교체 공사를 진행했고 시즌 후 새 잔디를 식재해 최근까지 각별한 관리를 해온 덕분이었다.